현대차, 친환경차 모델 44개…연 100만대 판매목표
SK, 2050년 RE100 달성…정유·가스계열사 수소생산 잰걸음
LG, 2050년 탄소배출 50%감축, 폐기물 순환경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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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환경’은 팬데믹 이후 무너진 경제를 일으켜 세우려는 각 국의 경기부양책 ‘그린 뉴딜’과 맞아떨어지면서 기업활동의 기준이자 최우선 가치가 되고 있다. 지구 기후변화 대응을 주도하는 유럽연합(EU)은 그린딜 법안을 통해 탄소국경세 부과·내연기관 차량 판매 금지 등 강력한 규제를 예고 했다. 기업 환경은 고단해졌지만 그린딜 영향으로 관련시장 투자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SG에 대한 투자가 결국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여 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례로 연초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록의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는 주요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들에게 보낸 연례 편지에서 투자 결정 시 지속 가능성과 기후변화 리스크 즉, ESG 요소를 기준으로 삼을 것을 제안한 바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 등에 따르면 정부가 제시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맞추기 위해 산업계 등 각 계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4.4% 더 줄여야 한다. 목표 배출량은 5억3660만톤으로, 2017년 배출한 7억970만톤 보다 약 2억2500만톤 이상 다이어트 해야 하는 수치다. 이후 2050년까지는 탄소 배출량과 이에 상응하는 흡수량을 맞춘 ‘탄소 중립’ 미션까지 완수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비중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28.4%(2019년 기준)로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데다 철강·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이 탄소 다배출 업종인 탓에 산업부문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럼에도 탄소중립이 세계 신경제 질서로 떠오르는 만큼, 미래 생존 문제로 접근해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기업들이 정신 없이 ESG 활동을 강화하고 나선 이유다. 시선은 삼성·현대차·SK·LG 등 국내 4대 대표 그룹으로 쏠린다. 제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전력을 100%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하는 ‘RE100’에 동참하거나 내연기관 등 기존 비환경적 제품을 대체할 전기·수소차 등의 개발·생산·보급 등이 핵심이다. 기업들 시계는 대부분 글로벌 환경규제에 맞춘 2025년을 기점으로 두고 로드맵을 짜고 있다.
1등 기업 삼성전자는 이미 미국과 유럽사업장의 ‘RE100’ 달성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현재 애플·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은 RE100에 가입한 회사와는 거래를 하겠다는 등의 지침을 밝히고 있어 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영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로 지목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영국 정부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만든 인증 기관인 카본 트러스트로부터 ‘물발자국’ 인증을 받았다. 지난 3년간 용수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용수 관리를 적절하게 했다는 평가다.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인정받고 있다. 삼성전자 국내외 모든 반도체 사업장은 환경안전 국제 공인기구인 UL로부터 ‘폐기물 매립 제로’ 사업장으로 인정받았다. 폐기물 매립 제로 인증은 폐기물을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비율에 따라 등급이 정해지는 데 삼성전자 8개 사업장은 모두 95% 이상에 수여하는 골드 등급을 받았다.
삼성물산은 탈석탄을 선언하고 석탄관련 신규투자와 사업을 전면 중단키로 결정했다. 향후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사업을 발굴 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중공업도 암모니아를 연료로 하는 친환경 선박의 연료추진기술을 개발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수송 영역은 산업과 발전과 함께 국가적 탄소배출 목표량을 맞추는 데 가장 중요한 영역 중 하나다. 판을 이끌고 있는 건 내연기관차를 전기·수소차로 빠르게 대체해 나가고 있는 현대차그룹이다. 2025년까지 그룹 차원에서 11개 전기차 전용 모델을 포함해 44개 친환경차 모델을 운영키로 했다. 세계 시장에서 연 10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수소전기차는 2030년까지 연 50만대 생산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이미 전기차 글로벌 점유율 4위, 수소전기차는 ‘넥쏘’를 앞세워 압도적 세계 1위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계 최초로 울산공장내 열병합 발전시스템을 도입해 기존 디젤 비상 발전기를 대체했고 아산공장에는 태양광 발전설비를 갖추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글로벌 환경경영 인증기관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로부터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에 선정되기도 했다.
속도를 내기 위해 현대차는 연구개발과 시설투자에 5년간 60조1000억원을 쏟아 붓기로 했다. 단순히 전기차·수소차로의 전환 뿐 아니라 수소경제 생태계 전환을 위해 지자체, 협력업체들과 손 잡고 인프라 구축 등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내용도 담았다. 자동차 외에도 건설기계, 선박, 드론 등에 수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산업 전반에 대한 영향력도 지속적으로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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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가스 등 에너지 계열사들은 아예 수소를 차세대 먹거리로 지목하고 개발에 나섰다. 연 28만톤 규모 수소 생산능력을 빠르게 갖춰 수소경제에서 생산 부문의 한 축을 맡게 될 전망이다. 여기엔 그룹내 도시가스회사 SK E&S와 정유·화학사 SK이노베이션 등이 뛰어 들었다. SK이노베이션은 특히 UNIST 등과 함께 이산화탄소에서 전기와 수소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시스템의 실증 사업도 벌이고 있다.
직접 발전사업을 벌이거나 인프라 구축에 역할도 한다. SK E&S는 새만금 간척지에 서울 여의도 크기의 태양광발전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자로 선정됐고, SK케미칼은 글로벌 친환경 소재 생산을 핵심 사업으로 삼고 있다. SK건설은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경기 화성과 파주에 준공하기도 했다.
글로벌 기업 LG 역시 ‘RE100’ 달성을 추진 중이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탄소배출 50% 감축 목표. 최종적으로 탄소 중립 계획 발표했다. LG전자는 에너지효율을 높일 수 있는 가전 제품을 잇따라 개발, 출시하면서 국가적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있다.
LG화학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역시 정부의 에너지전환과 탄소 중립 정책에 빼놓을 수 없는 사업 중 하나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의 간헐성을 보완해 줄 장치로, 전기가 필요 없을 때에는 저장하고 필요할 때 꺼내쓸 수 있는 거대한 배터리로 보면 된다. LG화학의 세계 최고 경쟁력의 배터리는 글로벌 대부분 완성차업체에 공급되고 있어 글로벌 친환경차 바람을 몰고 다니는 핵심 중 하나로 부상 했다.
특히 LG는 배터리를 비롯해 생산제품과 폐기물까지 재활용하는 ‘순환경제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친환경 플라스틱과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 등 사회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폐플라스틱의 자원 선순환도 기술 개발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현재 LG화학은 전세계 모든 사업장에 RE100을 도입한다는 방침으로 미국과 유럽에선 이미 달성한 상태다.
정부는 기업들의 탄소 저감 노력을 유도하기 위해 사업 성격에 맞춰 탄소 배출권을 할당하고 이를 초과시 다른 기업으로부터 배출권을 사서 메우거나, 과징금을 물리는 방식으로 조정하고 있다. 탄소 배출권은 2015년 개장 초기 톤당 7000원대에 머물러 있었지만 평균 2만원 후반대에서 4만원대로 치솟는 등의 널뛰기 행보 중이다. 막대한 환경비용이 경영활동에 차질을 줄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는 점도 대기업들의 탄소 다이어트 배경 중 하나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전기차라 하더라도 원료부터 전 과정에서의 탄소 총량을 따져야 기후 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는 시각이 RE100으로 이끌고 있다”면서 “탄소 저감 노력은 이제 생존을 위한 투자”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환경은 인권에 우선한다’는 인식은 점점 커질 것”이라며 “기업들은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막대한 탄소세와 벌금을 물을 뿐 아니라 경쟁력도 잃을 수 밖에 없어 선도적으로 준비해 나가는 게 생존전략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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