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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체크] 악재 만난 김종현號, 신뢰 얻고 하반기 IPO 성공할까

[CEO체크] 악재 만난 김종현號, 신뢰 얻고 하반기 IPO 성공할까

기사승인 2021. 08.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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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사장 취임 8개월차 잇단 악재
전기차 배터리 화재 '품질논란' 발목
리콜조치 충당금 추가 지출 불가피
신뢰 쌓아 IPO로 신규자금 확보 온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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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체크 컷
출범 8개월 차를 맞은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의 리더십이 두 번째 시험대에 올랐다.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배터리 화재 문제가 지속 불거지고 있어서다.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분쟁을 성공적으로 해결해낸 김 사장이 IPO 흥행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연내 상장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분사를 단행한데 이어 올해 6월 초에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거래소의 승인이 이뤄지면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 제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및 공모가 확정, 일반 청약 절차 등을 거쳐 상장이 완료된다.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액은 10조원, 기업가치는 최대 100조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역대 최고 공모 규모다. 전방 시장 성장성과 글로벌 시장 지위, IPO에 따른 대규모 현금 유입 등을 반영하면 가치는 충분하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하지만 올 들어 전기차 배터리 화재 문제가 잇달아 불거지며 IPO 흥행의 변수로 등장했다. 누적 충당금이 증가함에 따라 기업가치 극대화를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쟁사들의 거센 추격에 맞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패권을 확보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품질 논란이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의 충당금(판매보증 충당부채)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보증금을 제외한 일회성 충당금이 전무했던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충당금이 약 1조원까지 증가했다.

올해 2월엔 현대차 코나 EV리콜 조치에 따라 화재 관련 충당금 5550억원을 반영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이어 5월에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에서 잠재적 화재 유발 가능성에 대해 자발적 리콜 조치를 하기로 결정하면서 2분기 실적에 4000억원의 충당금을 반영했다.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받은 1조원의 합의금을 영업이익으로 반영하지 않았다면 손실이 나는 상황이었다.

설상가상으로 GM이 지난달 쉐보레 볼트 EV의 두 번째 리콜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추가 충당금 발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해당 결함이 드물게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비용 부담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이 또한 예상일 뿐 불확실성은 남아있다. 볼트EV 배터리 리콜(6만9000대 규모) 이슈 또한 원인규명이 확실하게 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비용 지출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지론이다.

주요 경쟁사인 중국 CALT의 성장세에 밀리고 있다는 점 또한 기업가치 극대화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에너지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에너지 총량(114.1GWh) 중 점유율 1위는 중국 CATL(29.9%)로 집계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24.5%로 2위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CATL의 시장 점유율은 7.2%포인트 늘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 점유율은 1.4%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CATL은 탄탄한 중국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저렴한 배터리를 내세워 글로벌 선두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급성장하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 따른 묘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잇따른 전기차 화재·리콜 등 이슈는 기업가치 극대화에 치명적인 만큼 김 사장의 어깨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김 사장은 분사 전 LG화학을 글로벌 배터리 선두업체로 이끈 성과를 인정받아 신설 법인 초대 수장을 맡았다. 그는 1984년 LG생활건강 입사 후 1999년 LG화학에 합류, 배터리 사업 분야에서만 20년 이상 일해 온 잔뼈 굵은 전문가다. 특히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 초기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신규 수주를 따내며 LG배터리를 세계 1위 자리에 올려놓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아울러 지난 4월에는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분쟁을 성공적으로 종결지으며 해결사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김 사장은 안정적 자금 확보를 위해 IPO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배터리 리콜이나 화재 등 이슈가 이어지면 지금까지 쌓아온 기술 신용도와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성공적인 IPO를 해내더라도 중국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중국 기업과의 경쟁 심화도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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