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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체크]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급한 불’ 껐지만…남은 과제도 ‘첩첩산중’

[CEO 체크]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급한 불’ 껐지만…남은 과제도 ‘첩첩산중’

기사승인 2021. 04.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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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 EV 리콜·배터리 분쟁 매듭…미래준비 박차
잇따른 화재 리콜로 신뢰도·이미지 추락 '발목'
배터리 동맹 균열·배터리 내재화 장기적 리스크
볼트 리콜·ESS 화재 논란 재점화, IPO 흥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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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지난해 12월 취임 이후 현대차 코나 EV(전기차) 화재 리콜,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법적 분쟁 등 굵직한 이슈를 마무리지으며 급한 불을 껐지만, 앞으로의 행보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치열한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에 내 준 1위를 탈환해야 하고, GM 쉐보레 볼트 EV 리콜과 ESS 화재 등 잠재적인 리스크 해소와 대규모 자금 조달을 위한 기업공개(IPO)도 성공시켜야 하는 등 경영 수완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김종현 사장은 이달 들어 SK이노베이션과 2년간에 걸친 배터리 분쟁을 매듭 지은 이후 GM과 미국 테네시주 배터리 2공장을 설립하기로 발표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 확장과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잇따른 화재 리콜로 인한 신뢰도 하락으로 글로벌 수주에도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김 사장의 현안으로 꼽히는 배터리 시장 1위 탈환과 연내 예정된 IPO 흥행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도 상당하다.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에서 중국 CATL은 31.7%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19.2%로 2위에 머물렀다. 중국에 빼앗긴 배터리 1위를 되찾기 위해서는 시장 경쟁력 강화와 함께 배터리 안전성 신뢰회복이 급선무로 꼽힌다. 앞서 3년간 15차례 발생한 현대차 코나 EV의 화재 원인을 두고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배터리 셀 제조불량이 지목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는 코나 EV 등 전기차 3종 약 8만2000대에 대한 리콜비용(총 1조4000억원 규모 추산)을 각각 7 대 3으로 분담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GM의 쉐보레 볼트 EV 화재 리콜 문제도 잠재적인 시한폭탄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말 GM은 한국 오창에서 생산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된 볼트 EV 6만8000여 대에 대해 배터리 충전용량을 90%로 제한하는 리콜을 단행한 바 있다. 미국에서 쉐보레 볼트 화재 리콜과 관련해 제기된 집단소송건수만 최소 8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GM이 현재까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으나 화재가 재발하면 배터리 전면교체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LG에너지솔루션으로서는 또다시 천문학적인 리콜 비용 분담이 불가피해지게 된다. 일각에서는 지난 16일(현지시간) GM과 제2합작공장 투자 발표행사에 김 사장과 메리 바라 GM 회장이 함께 참석한 만큼 리콜과 관련한 얘기가 오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잇따른 전기차 화재·리콜 등은 배터리 제조사에는 신뢰도와 기업 이미지에 치명적인 만큼 김 사장의 어깨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당장 현대차그룹은 삼성SDI과 배터리 공동개발 추진에 이어 최근 SK이노베이션과 2024년 출시할 하이브리드 전기차 배터리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코나 EV 화재 리콜을 둘러싼 안전성 문제와 책임공방 등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의 동맹에 균열이 생긴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코나 EV는 국내에서 단종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나 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체 업체가 자체적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수직 계열화와 함께 리스크 분산 차원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으로서는 장기적으로 글로벌 수주 감소로 이어질 공산이 큰 만큼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현대차도 지난 22일 콘퍼런스콜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기술 내재화 추진을 공식화한 바 있다.

김 사장이 배터리 품질에 있어 ‘안전과 신뢰’에 방점을 찍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올 초 신년사에서 “품질에 있어 성능을 포기하더라도 ‘안전성과 신뢰성’은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고 할 정도다. 그러나 이달 초 홍성에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된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가 발생하면서 자칫 공염불에 그칠 우려도 있다. 2019년 정부의 ESS 화재 2차 조사위 결과처럼 ‘배터리 이상’이 원인으로 지목될 경우 미국 등 ESS 시장 확대에도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불씨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연내 추진될 예정인 IPO가 흥행할 지 관심이 쏠린다. 배터리가 그룹의 미래성장엔진인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의 IPO는 김 사장의 최대 과제 중 하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부채비율은 164%로, 삼성SDI(61%)나 SK이노베이션(149%)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특히 중국 빈강, 폴란드 공장 증설 투자가 진행 중인 데다 GM 합작공장과 별도로 2025년까지 미국에 5조원 이상 단독투자가 예정돼 있는 등 연간 3조원 이상의 설비투자가 이어져 자금 조달을 위해 반드시 IPO를 성공시켜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사업은 안전성이 뒷받침돼야 하는 사업인 만큼 화재, 리콜 등으로 신뢰가 흔들리면 기업 이미지 악화는 물론 IPO 흥행에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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