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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 첫 영부인 구속·76명 기소… ‘편파 수사 의혹’은 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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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연 기자 | 손승현 기자

승인 : 2025. 12. 29. 17:49

김건희 특검 180일 여정 마무리
255명 수사 인력·78억여원 등 투입
도이치 주가조작·디올백 수수 성과
양평고속道 의혹은 윗선 규명 못해
'16개 의혹'이라는 전례 없는 수사 대상을 내걸고 출범한 민중기 김건희 특검팀이 180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그러나 12개 사안이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로 넘어갔다. 김건희 특검팀은 '시간상 제약'과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법률의 한계'를 이유로 들었다. 대규모 인력과 막대한 예산 투입에 비해 결과는 상당히 빈약하다는 평가다. 특히 통일교 의혹을 둘러싼 '편파 수사 의혹'도 김건희 특검팀의 오점으로 남았다.

김건희 특검팀은 올해 7월 2일 수사를 시작해 지난 28일 수사를 종결했다. 검경 파견 인력을 포함해 255명의 인력이 동원됐고, 약 78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180일 동안 31건에 대해 76명을 기소했고, 이 가운데 20명을 구속기소했다. 특히 헌정사상 최초로 전직 대통령의 배우자를 공개 소환해 구속까지 이끌어냈다. 수사의 단초가 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디올 가방 수수 의혹을 마무리한 것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 두 사건 모두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던 사건이다.

그러나 매듭짓지 못한 주요 사안들이 다수다. 삼부토건과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선 김 여사와의 직접적 관련성을 찾지 못했다.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 역시 노선 변경을 지시한 '윗선'을 규명해 내는 데 실패했다.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됐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단 한 차례도 소환조사하지 못한 채 수사가 마무리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집중적으로 조사해 온 '매관매직 의혹'도 한계를 드러냈다. 김 여사가 인사와 이권에 개입했다는 정황은 제시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공모 여부는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도 적지 않았다.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던 양평군청 공무원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며, 특검의 강압·별건 수사 논란이 일었다. 또 통일교 관련 의혹 수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의원 측의 금품 수수 정황을 포착하고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며 '편파 수사' 논란이 이어졌다.

형법 전문 김소정 변호사는 "용두사미 결과인 건 확실하다. 막대한 국민 혈세가 투입됐고, 수사 규모와 비용에 비춰봤을 때 유의미한 결과가 없다. 지금 나온 결과들도 비춰지기 위한 성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보여진다"며 "굵직한 건 못 밝히고, 가십거리 공개 등 상당히 사소한 결과가 도출된 듯하다. 대부분의 수사가 특검이 아니라 일반 수사로도 밝혀질 수 있는 내용들"이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편파적이거나 지엽적인 수사가 반복되면서 내부적으로 수치심과 회의감이 커졌고, 수사 동력을 상실한 검사들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며 "통일교 수사에서 국민의힘만 선별 기소하는 행태가 특검 수사 존재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했다. 이런 방식의 수사는 결국 정치의 시녀로 비칠 수밖에 없고, 특검 스스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깎아내린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수본의 부담이 확실할 것 같다. 일은 많이 줬는데 알맹이 없는 수사를 이어가는 입장에서 진퇴양난"이라며 "국수본에서 객관적으로 사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국민에게 특검 수사에 대한 평가를 내놓을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진녕 변호사 또한 "특검의 본질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며 살아 있는 권력의 비리를 수사하는 데 있는데, 이번 특검은 이미 탄핵되고 구속된 '죽은 권력'을 상대로 정치적 목적의 수사를 벌였다. 수사가 아니라 정치"라며 "수사 대상이 방대하다고 하는데 차고도 남을 만한 수사 인력이다. 수사가 미진하게 아니라 나오는 게 없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도이치모터스와 명태균 사건은 이미 검경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사안이다. 수십 명을 기소했지만 새롭게 밝혀진 내용이 무엇인지 의문"이라며 "민주당 인사 관련 의혹은 외면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을 자초했다. 특검에 대한 특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채연 기자
손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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