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720만원” 서울시, 새해 출산 집없는 가구에 지원

전국 최초로 월 30만원씩 2년동안 지원
전세 3억·월세130만원 이하 임차주택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3일 '서울의료원 을사년(乙巳年) 첫둥이' 순산이(태명), 엄마(김보라), 아빠(이중연)에게 축하를 전하고 있다. /서울시

많은 청년들이 학업과 일자리를 위해 서울에서 살다가 결혼과 출산을 고민하는 시기가 되면 높은 집값 때문에 서울을 떠날 결심을 하게 된다. 주거나 가족을 이유로 서울에서 경기·인천으로 이주하는 인구는 매년 증가해 2023년에만 약 20만명에 달했다. 이렇듯 서울의 높은 주거비는 아이 낳을 결심을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가 자녀 출산 무주택가구 주거비 지원사업을 전국 최초로 시행하기로 했다.

8일 시에 따르면 출산가구가 자녀 양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올해 아이가 태어난 무주택가구에 2년간 최대 720만원(월 30만원)의 주거비를 지원한다.

임대주택 공급 같은 기존 주거 지원정책이 주택 마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이번 대책은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임대주택의 경우 공급물량에 한계가 있고 실제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당장 출산과 육아를 앞둔 무주택가구가 바로 체감할 수 있는데 초점을 맞췄다.

지원 대상은 올해 1월 1일 이후 출산한 무주택 가구로, 기준 중위소득 180% 이하여야 한다. 주거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주택은 서울에 소재한 전세가 3억원 이하 또는 월세 130만원 이하 임차 주택이다. SH(서울주택도시공사),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공공임대주택 입주자는 제외다.

주거비는 6개월 단위로 4회차에 걸쳐 분할 지급되며 선지출·사후지급 방식으로 가구별로 먼저 지출한 전세대출 이자 또는 월세 납부 내역에 대해 개인별 계좌를 통해 사후 지급받는다.

올해는 이달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출산가구를 대상으로 한다. 신청을 희망하는 무주택 가구는 확정일자가 날인된 임차계약서 등을 갖춰 5~7월 '몽땅정보 만능키' 누리집에서 신청하면 된다.

시는 접수된 가구를 대상으로 자격검증을 거쳐 10월께 최정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선정된 가구는 전세보증금 대출이자 납부내역 또는 월세 이체 내역 등을 증명 후 12월에 주거비가 지급된다.

다태아나 추가 출산 시에는 기본 2년 지원을 최대 2년까지 연장해 가구 특성별 맞춤 주거비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김선순 여성가족실장은 "자녀출산 무주택가구 주거비 지원사업은 출산가구가 주거비 걱정을 덜고 자녀 양육에 집중할 수 있는 체감도 높은 지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소상공인 출산가구, 임산부, 다자녀 가족 등을 위한 다양한 맞춤형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