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 재차 요구에 오산시 공무원 ‘묵살’
|
28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4일 오전 9시30분께 경기 오산시 갈곶동의 한 목욕탕. 목욕탕을 가득 메운 20여명의 손님들은 하루를 시작하면서 서로 등을 밀고 활기찬 웃음이 넘쳐 목욕탕 가득 안개가 찼다.
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마패 든 사복 차림의 건장한 청년들로 목욕탕은 한순간 긴 정적이 흘렀다고 당시 상황을 A씨(원동·53)는 이렇게 전했다.
이들은 벌거벗은 남성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욕탕 안, 샤워기와 바닥 등을 핸드폰 카메라로 촬영하면서 당시 방문객들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는 것.
A씨는 이들에게 "왜, 양해를 구하지도 않고 막무가내식으로 탕안으로 들어와 사진을 촬영하냐"고 따져 물었고 이들의 신분 확인을 요구했다고 했다.
당시 명함을 요구했던 A씨에게 이들은 공중위생감시원증을 내밀었고 재차 신분 확인을 요구한 A씨의 요청은 묵살됐다고 주장했다.
목욕탕을 방문한 이들은 오산시청 위생관리팀 직원으로 샤워기와 바닥 위생이 불량하다는 민원을 접수하고 아침 일찍 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가 된 목욕탕 안의 청결이 민원처럼 불량하지 않자 오산시는 샤워기 교체와 청결을 유지하겠다는 목욕탕 업주의 약속을 받고 현장을 떠났다고 했다.
그러나 당시 목욕탕에 있던 방문객들은 오산시의 막무가내식 행정에 대한 반발로 집단 민원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원인 A씨는 "명함을 요구했지만 이들은 신분증을 보이며 해당 소속지에 대한 정확한 설명도 없었고 사전 설명도 없이 갑자기 사복 차림의 남성 2명이 벌거벗은 남성들 앞에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다"면서 "당시 방문객들은 이들의 행동으로 수치심은 물론 위압감까지 느껴 이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오산시는 "민원이 지역에 여러건이 겹쳐 순차적으로 방문을 하다가 보니 이곳 목욕탕을 일찍 방문하게 됐다"면서 "먼저 방문객들에게 협조를 요청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죄송하고 앞으로는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