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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현대차·기아, 자동차 전면부의 ‘그릴’ 없애는 까닭은

[취재후일담] 현대차·기아, 자동차 전면부의 ‘그릴’ 없애는 까닭은

기사승인 2023. 03. 0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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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준
박완준 산업부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전동화 전환에 발맞춰 자동차 전면부에 자리 잡은 그릴을 없애고 미래지향적인 호라이즌(수평형) 램프를 장착한 것은 내연기관 경쟁 브랜드의 추종자를 벗어나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하기 위함이다."

현대차가 신형 그랜저와 스타리아 이어 이번달 출시한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에도 수평형 램프가 장착되자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이 이같이 입을 모았습니다.

현대차그룹이 15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내연기관의 상징으로 꼽히는 그릴을 없애고, 새로운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 브랜드의 디자인을 따라가는 후발주자가 아닌 유행을 이끄는 선두자로 올라서겠다는 의미로 해석했기 때문입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토요타와 폭스바겐 등 경쟁 기업보다 전동화 전환을 발 빠르게 진행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운 바 있습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총 37만대로 전년 대비 52.9% 증가해 중국 내수 중심의 브랜드를 제외한 판매량 순위에서 4위를 기록했습니다.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도 현대차그룹의 가파른 성장세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는 국내에서 12만대를 판매, 73.9%의 점유율을 확보해 국내 전기차 시장 성장세를 이끄는 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성장세에 현대차그룹은 과감히 기존 내연기관 디자인에도 수평형 램프를 장착해 새로운 전기차 100년 시대를 이끌겠다는 공격적인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대차는 2030년까지 17종 이상의 전기차 상품군을 구성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7%의 점유율을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습니다.

반면 전통적인 내연기관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전면부 그릴을 그대로 유지해 내연기관 디자인 중심의 전기차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전동화 전환에도 디자인을 유지해 오랜 기간 쌓아온 브랜드 충성 고객들을 잃어버리지 않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BMW는 대형 전기 세단 i7에 내연기관 차량의 거대한 그릴 디자인을 그대로 장착했습니다. 엔진이 없는 전기차에 대형 그릴은 불필요한 디자인이지만, 플래그십의 상징성을 강조하기 위해 탑재한 것으로 보입니다. 벤츠도 전면부에 삼각별 로고와 함께 검은색 패널을 넣어 그릴과 비슷한 분위기를 표현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 시대에서 전면부 그릴은 엔진의 열을 식히는 역할과 동시에 자동차의 대표적인 디자인 요소로 꼽혀왔다"며 "최근 현대차그룹이 전기차에 그릴을 삭제하는 것은 기존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트랜드 세터로 나아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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