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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은행주 2조5000억원 처분한 국민연금…배경은?

올해만 은행주 2조5000억원 처분한 국민연금…배경은?

기사승인 2022. 08. 0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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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주 지난해 초부터 올해 초까지 18~30%대↑
국민연금 수익률 마이너스 우려에…은행주 수익화
최근 이자장사 비판 등으로 은행주 가격 하락세
국민연금, '경기방어주' 식음료품·의류 종목 확대
7월 5대 은행 가계대출 6.2조↑…주담대 3.8조↑
/출처=연합
국민연금공단이 올해 들어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은행주를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초에 비해 주가가 최대 30%까지 오름에 따라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현금화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매각 시점을 전후로 정치권의 이자장사 비판, 취약차주에 대한 지원 요구 등이 나온 것도 눈에 띈다. 은행주에 부정적인 흐름이 등장하며 상승세가 꺾이는 시기였던 것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은행주 대신 경기방어주인 식음료업·의류업 종목의 지분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지난달 7일 853억원 어치의 우리금융그룹 주식을 처분했다. 지난 3월에는 하나·신한금융그룹 주식을 1429억원·708억원 규모 내다팔았고 앞서 1월에는 2조1569억원에 달하는 KB금융그룹 주식을 털었다. 이로써 국민연금의 KB·신한·하나·우리금융 지분율은 각각 8.94%, 8.76%, 8.91%, 7.86% 등으로 모두 1%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지방금융그룹 주식은 약 9회에 걸쳐 매도했다. 국민연금공단의 DGB·BNK금융그룹 지분율은 지난해 말 12.63%, 12.81%에서 10.27%, 9.95%로 줄었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971억원 이상을 처분한 것이다.

금융권에선 국민연금공단이 올해 3년 만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지자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주가가 지난해 초부터 1년 만에 18~34%대 상승한 은행주를 수익화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국내 금융그룹의 실적 개선세가 앞으로 다소 주춤할 거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이자장사 비판으로 은행에 대한 대출금리 인하 압박이 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취약차주에 대한 지원과 충당금 추가 적립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는 것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경기변동과 상관없이 꾸준한 실적을 내는 방어주 비중을 늘렸다. 식음료품 및 의류 종목이 대표적이다. 구체적으로 CJ제일제당과 패션기업 F&F의 지분율을 지난해 말 11.9%, 5.26%에서 12.44%, 7.31%로 늘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내 금융그룹은 지난해부터 증시 활황, 순이자마진 개선 등에 힘입어 최대 실적을 잇따라 경신했다"며 "중간배당 등 적극적인 주주 친화 정책을 펼치며 주가가 대폭 상승했는데,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국민연금이 이를 통해 수익률을 높이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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