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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분석]2년만에 희망퇴직 실시하는 현대해상…인력구조 해결할까

[금융사분석]2년만에 희망퇴직 실시하는 현대해상…인력구조 해결할까

기사승인 2022. 06. 16.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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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 직원 보수총액 2년동안 1000억 늘어
직원 수·평균보수, 희망퇴직 전보다 모두 많아
희망퇴직 대상자 늘린 현대해상…고임금 인력구조에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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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이 2년 만에 희망퇴직 카드를 다시 꺼냈다. 2020년 실시한 희망퇴직으로 80명을 내보냈지만 효과가 ‘제로’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현대해상의 임직원 급여는 희망퇴직 이전보다 1000억원이나 늘었다. 희망퇴직 대신 회사에 남기로 한 고임금·고연령 직원들의 임금 상승 탓이다.

2020년 전후로 현대해상 직원들의 직급별 보수총액을 살펴보면 15년 이상 근무한 관리직의 보수가 2년 동안 30% 늘었다. 임원이나 실무직 보수보다 증가폭이 가장 크다.

기간제 직원들을 제외하면 현대해상의 직원 규모는 희망퇴직 전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회사의 몸집을 줄여 생산성을 높이자’는 게 희망퇴직의 목적임에도 불구하고 현대해상의 희망퇴직은 이 두가지 모두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현대해상은 20년 이상 근무자에서 15년 이상 근무자로 희망퇴직 대상자를 확대하며 인력구조 해결을 위해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해상의 임직원 연간급여 총액은 4377억원으로 전년 대비 749억원 늘었다. 2019년 대비로는 91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현대해상은 2020년 희망퇴직을 실시, 80여명이 짐을 쌌지만 직원들 급여총액은 희망퇴직 전보다 오히려 늘었다.

현대해상의 1인당 평균급여액은 2019년 8300만원에서 2020년 9000만원, 지난해에는 1억800만원으로 매년 급여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특히 현대해상은 주요 손보사 중에서 두번째로 많은 급여를 받는 곳이다. 지난해 삼성화재의 임직원 평균보수가 1억2200만원이었고 메리츠화재가 1억원,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이 각각 7800만원, 8100만원을 받았다.

◇보수총액 1위 직급 ‘관리직’…“임원보다 증가폭 더 크네”
희망퇴직 이후로 보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직급은 관리직이다. 2019년 현대해상 관리직의 보수총액은 1763억원이었는데 2021년에는 2295억원으로 30.17% 늘었다. 주로 희망퇴직 대상자들이었던 관리직의 보수 증가폭이 가장 컸던 것이다.

이어 실무직의 보수총액이 같은 기간 1155억원에서 1445억원으로 25% 늘었고, 등기임원 보수총액은 38억원에서 47억원으로 24% 증가했다. 기타직의 보수총액은 446억원에서 496억원으로 11% 늘어나는데 그쳤다. 미등기 임원의 보수총액은 오히려 10% 줄었다.

미등기 임원을 제외한 모든 직급에서 임금 상승 효과가 나타나면서 현대해상의 임직원 보수총액이 계속 늘어나게 됐다. 지난해 현대해상의 법인세차감전 순이익을 임직원보수총액으로 나눈 비율은 1.0배다. 이는 벌어들인 수익 대비 직원 보수로 얼마나 빠져나갔는지 알 수 있는 지표로 숫자가 높을수록 인건비가 많이 나가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삼성화재의 이 비율은 0.69배, 메리츠화재가 0.30배 수준이었다.

◇효과 없던 희망퇴직…이번엔 다를까?
현대해상이 2년 전 실시한 희망퇴직이 효과가 없던 가장 큰 이유는 많은 보수를 받고 있는 관리직들이 여전히 회사를 지키고 있어서다. 또한 희망퇴직 규모도 다른 보험사보다 적었던 영향도 있다.

실제 지난해 희망퇴직을 실시한 KB손보의 경우, 2020년 3200명이던 직원 수는 2021년 3093명으로 줄어들면서 직원 보수총액이 2593억원에서 2494억원으로 100억원 감소하는 효과를 봤다. 고임금 인력구조 개선에 성공한 케이스다.

이에 따라 현대해상은 이번 희망퇴직 대상자를 15년 이상 근무자로 확대했다. 2020년 당시에는 20년 이상 근무자 또는 만 45세 이상 직원이 대상자였다. 올해는 3년치 연봉을 특별지원금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2년 전에는 최대 2년 6개월치 연봉을 지급했는데 이번에는 특별지원금 규모를 더 늘린 것이다. 이뿐 아니다. 자녀 대학 학자금과 건강관리지원금, 상품권 또는 감사패 등을 추가로 지급할 예정이다. 퇴직 후 전직 컨설팅도 지원한다.

다만 이번 희망퇴직에 얼마나 많은 관리직이 신청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내부에서 희망퇴직보다 회사에 남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신청자가 기대보다 많지 않을 것이란 전언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은 고연령·고직급화 심화에 따른 인력구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며 “전직을 희망하는 직원들에게도 도전의 기회를 부여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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