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개인 의견... 당 의견과 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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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위원장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전날에 이어 다시 한번 반성과 사과를 언급했다. 그는 “대선에서 졌는데 내로남불도 여전하고 성폭력 사건도 반복되고 당내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팬덤정치가 심각하다”며 “온정주의와 결별하고 내로남불의 오명을 벗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86그룹 용퇴론에 대해서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용퇴를 논의해야 한다”며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의에 동석한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 김민석 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 등도 86그룹에 속한다.
이에 김 본부장은 “질서 있는 혁신 과정에서 각종 현안이 당헌·당규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며 “(민주당은) 지도부 일방 또는 개인의 지시에 (따라) 처리되는 정당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비공개로 전환된 선대위 회의에서는 참석자 다수가 박 위원장에게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위원장이 전날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에 이어 이날도 조율되지 않은 발언을 했다는 게 이유다.
신현영 당 대변인도 박 위원장의 언급을 ‘개인 의견’으로 규정했다. 신 대변인은 이날 선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위원장의 발언은 당의 혁신과 개혁을 위한 개인 의견”이라며 “다만 선거 전 서둘러 반성하는 것이 국민에게 얼마나 진정성 있게 다가갈 것인지는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 당 의견과 개인 의견을 분리해 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도 기자들과 만나 “저는 당을 대표하는 입장”이라며 “(박 위원장이) 향후 정치적 행보를 시사하는 기자회견을 하는데, 개인 행보에 대해 당이 협의를 해줘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같이 사과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지만 (윤 위원장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치고, 타이밍이 맞지 않다고 했다”라며 “적어도 민주당이라면 다양한 의견을 분명히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도부 협의도 중요하지만, 무엇이 맞는지 윤 위원장도 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 관계자들은 제20대 대선 패배에 대한 진단보다 임기응변에 무게를 둔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도부 일부는 지방선거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는 중”이라며 “반면 박 위원장은 중도층에 호소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위기에 대한 원인과 해결책을 놓고 시각차가 노출된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