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오늘, 이 재판!] 대법 “공소장 변경 없이 범죄사실 합쳐 가중처벌 안돼”

[오늘, 이 재판!] 대법 “공소장 변경 없이 범죄사실 합쳐 가중처벌 안돼”

기사승인 2022. 05. 24. 14:5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여행대행업체 A씨, 동일인에 각각 1억과 5억 가로채
2심 재판부 '포괄일죄' 적용해 특경법상 사기죄로 판결
대법 "범죄사실 다를 경우 별개로 취급해야" 파기환송
대법원4
사진=아시아투데이 박성일 기자
서로 다른 범죄사실에 대해 공소장 변경없이 하나로 취급해 가중처벌한 것은 잘못된 판결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혐의에 대해 더 무거운 혐의를 적용하면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여행대행업체 대표 A씨는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은 B씨에게 항공권블록사업 투자를 권유하며 원금 손실이 없는 안전한 사업이라고 속여 1억2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투자금 명목으로 받은 이 돈을 수익금 또는 이자 명목으로 돌려막기 하던 상황이었다.

이와 함께 A씨는 크루즈 여행사업에 필요하다며 차용금 명목으로 B씨로부터 4억9720만원을 뜯어낸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A씨에게 사기 혐의를 적용했으나 별도로 나눠 기소했다. 피해자는 B씨로 같지만, 각각의 범행 방법이 다르다고 봤기 때문이다.

두 곳의 재판부에서 진행된 1심은 징역 6년과 7년형을 각각 선고해 A씨는 합계 징역 13년형을 받았다. 이어진 2심에서는 A씨의 유죄를 인정했으나 일부 피해가 회복된 점을 감안해 징역 10년형으로 감경됐다. 특히 2심은 A씨가 B씨로부터 뜯어낸 돈의 합계가 6억1720만원으로, 이득액이 5억 이상이라는 점에서 형법상 사기가 아닌 특경법상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이에 대법원은 검찰이 별개의 범죄로 취급해 기소한 사건을 원심 재판부가 합친 뒤 특경법상 사기죄를 일괄적용한 부분을 다시 심리하라고 판단했다. 포괄일죄(여러 행위가 하나의 범죄에 해당하는 것)가 적용되는 과정에서 처벌 형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일반 사기죄로 기소된 부분이 2심 재판부의 직권으로 더 무거운 특경법의 적용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법원이 공소장 변경 없이 형이 더 무거운 특경법상 사기죄로 처단하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하는 점에서 허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