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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 영화 관람 위해 국경 넘는 러시아인들

헐리우드 영화 관람 위해 국경 넘는 러시아인들

기사승인 2022. 05. 1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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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작 헐리우드 영화 관람을 위해 국경을 넘는 러시아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카자흐스탄 일간 텡그리뉴스는 13일(현지시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신작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2’ 관람을 위해 카자흐스탄-러시아 국경도시인 빠블로다르를 방문한 러시아인 드미트리 부티린의 일화를 소개했다.

평소 영화광을 자처하던 부티린은 기대하던 ‘닥터 스트레인지2’ 개봉 소식에 기대감에 잔뜩 부풀었지만, 정작 러시아 내에선 영화관 관람이 불가능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경제제재 여파로 러시아 영화배급사들의 미국 할리우드 신작 확보가 사실상 금지됐기 때문이다.

이에 부티린은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노보시비르스키 지역에서 590km 떨어져 있는 카자흐스탄 빠블로다르시를 방문하기로 여행계획을 세웠다.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어와 카자흐스탄어 등 2개 언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어 영화관람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다 러시아 시민은 개인소유 자동차와 함께 국경통과가 비교적 원활하기 때문이다.

부티린은 높은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카자흐스탄행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영화 관람 비용 자체는 2000텡게(한화 5000원)으로 저렴했으나 자동차 기름값과 국경통과 후 지급해야 하는 자동차 보험비, 숙박비용(1박)을 합해 8만2000텡게(25만원)를 지출했다”며 “러시아 내에서 다양한 경로로 신작 헐리우드 영화를 볼 방법은 있었지만 닥터 스트레인지2 만큼은 영화관에서 관람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카자흐스탄 국경까지는 자동차로 5시간만에 도착했으며 영화관 시설도 현대화가 잘 되어있어 매우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러시아극장운영자협회(RATO)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 영화 배급 산업을 급격하게 바꿔놨다”며 “향후 2개월 동안 관객들에게 선보일 상영물이 부족하면 영화관 수입이 80% 이상 감소하고, 최소 절반가량의 극장이 문을 닫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러시아 영화배급사들은 갑작스러운 할리우드 영화 개봉중단 공백을 메우기 위해 아시아와 남미 등에서 대체 영화를 수입하고 있고, 극장들도 자국 영화를 재개봉하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 3월 기준 극장 수입은 전년동월 대비 44% 감소했고, 4월 중순까지 러시아 내 극장 36.4%는 문을 닫았다고 RATO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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