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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재판!] 숨진 61세 주부 ‘장래 수입’은 0원…대법 “계산 다시”

[오늘, 이 재판!] 숨진 61세 주부 ‘장래 수입’은 0원…대법 “계산 다시”

기사승인 2022. 01. 26.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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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노동 가동연한, 특별한 사정 있는지 심리 통해 정해야"
2019년 대법원 전합, 육체노동 가동연한 60세→65세로 조정
대법원
병원의 과실로 숨진 만 61세 주부의 ‘장래 수입’을 0원으로 계산한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사망자 A씨의 유족이 한 병원장과 대학병원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정년을 60세로 보고 일실수입(피해자가 잃은 장래의 소득)을 계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오른쪽 요관결석으로 2013년 6∼7월 서울 강남의 한 비뇨기과에서 4회에 걸쳐 체외충격파 쇄석술을 받았다. 네 번째 시술을 받고 난 며칠 뒤 A씨는 발열과 구토 등 증상으로 대학병원 응급실을 내원했고, 신우염에 의한 패혈성 쇼크 진단을 받아 입원했다.

의료진은 A씨의 상태가 호전되자 인공기도를 제거하는 등 보존적 치료를 계속했으나, 이후 A씨가 빈호흡(과다호흡) 증세를 보이자 담당 의사는 인공기도를 다시 삽관해야 한다고 A씨의 가족들에게 설명했다.

하지만 A씨의 가족들은 주치의의 설명을 듣겠다며 결정을 보류했고, A씨의 빈호흡 상태가 계속되자 다른 의사가 인공기도 삽관을 결정하고 준비하던 중 A씨는 사망했다.

1심 재판부는 체외충격파 시술 후 요로감염이나 패혈증의 발생 가능성과 대처 방법을 설명하지 않은 점 등 병원 측에 일부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일실수입 1억100만원을 청구한 유족 측 의견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족 측은 A씨가 최소 70세까지 약 8년6개월 동안 가사 노동에 종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가동연한을 만 60세로 봤다.

재판부는 “망인에게 직업이나 소득이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원고의 주장만으로는 망인에게 만 60세를 넘어서도 가동할 수 있음을 인정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배상액은 배우자에게 2400여 만원, 자녀 4명에게는 각 600여 만원으로 산정했다. 2심은 손해배상 책임을 감경해 배우자에게 1300여 만원, 자녀들에게 500여 만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을 만 60세에서 만 65세로 조정한 201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근거로 들면서 A씨의 일실수입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에 문제가 있다며 심리를 다시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심은 경험칙의 기초가 되는 여러 사정을 조사해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을 도출하거나 특별한 구체적인 사정이 있는지를 심리해 망인의 가동연한을 정해야 한다”며 “그런데도 원심은 종전의 경험칙에 따라 망인의 가동연한을 만 60세까지로 단정해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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