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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서 외면당한 日 기린맥주…군부와 합작법인 청산

미얀마서 외면당한 日 기린맥주…군부와 합작법인 청산

기사승인 2021. 11. 2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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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린맥주가 미얀마 군부와 합작법인을 통해 생산하고 있는 라거 맥주인 ‘미얀마’./사진=미얀마브루어리 페이스북 캡쳐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대대적인 불매운동에 부딪혔던 일본 기린 맥주가 군부와의 합작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양측은 한때 미얀마 맥주 시장의 점유율 80%를 차지했던 합작법인 청산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5일 이라와디·미얀마나우 등 현지 매체는 일본 기린맥주와 군부와의 합작투자로 설립했던 ‘미얀마 브루어리’가 해산될 것이라 보도했다. 미얀마 브루어리는 기린 맥주가 미얀마 군부가 보유한 미얀마경제지주사(MEHL)와 함께 수립한 합작법인으로 기린맥주가 지분의 51%를 MEHL이 49%를 소유하고 있다.

미얀마 브루어리는 한때 미얀마 맥주 시장의 점유율 80%를 차지했지만 지난 2월 1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대대적인 불매운동에 직면했다.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군부에 맞서 시민불복종운동(CDM)을 전개하며 군부와 관련된 기업·제품들을 보이콧하며 “불매운동을 통해 군부로 들어갈 자금을 차단하자”는 운동을 펼친 것이다.

미얀마 양곤 시민 A씨는 아시아투데이에 “맥주를 무척 좋아했지만 쿠데타 이후 끊었다”며 “미얀마에서 가장 많이 팔리던 ‘미얀마’부터 고가의 기린이치방 맥주까지 모두 불매 대상이다. 사람들이 찾지도 않고 아예 주인이 맥주를 팔지 않는 가게도 많다”고 말했다.

기린은 쿠데타 직후인 2월 초 군부와의 합작을 종료하겠다고 밝혔지만 즉각적인 조치가 이어지지 않아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기린이 지난달 발표한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미얀마에서의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0%, 영업 이익도 49.4% 감소했다. 기린사는 코로나19와 정치적 격변, 공급망 혼란으로 인한 판매량 감소를 원인으로 분석했으나 현지에서는 “불매운동이 실질적인 타격을 안긴 것”이란 반응이 지배적이다.

합작법인 청산을 두고 기린사와 군부 간의 불협화음도 포착됐다. 미얀마 나우는 24일 기린사가 MEHL이 미얀마 양곤 서부지방법원에 낸 미얀마 브루어리 파산 신청에 대해 기각을 요청할 것이라 보도했다. MEHL이 제출한 신청이 승인될 경우 군부가 청산 절차를 ‘통제’하게 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앞서 이달 초 기린이 합작을 종료할 것이라 밝힌 직후 MEHL은 먼저 법원에 파산신청서를 제출했다. 기린은 “MEHL가 제출한 신청은 합작 투자 계약을 무시하고 부당하게 제출됐다”며 “청산절차의 공정성도 우려된다”고 반발했다.

잡음이 일고 있지만 기린맥주가 군부와의 합작 투자를 종료한다는 소식에 인권단체와 시민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인권단체인 저스티스포미얀마는 “기린이 군부와의 파트너십에서 탈퇴한 것을 환영한다”며 “이제 MEHL이 미얀마 브루어리를 통제하지 못하도록 조처하고, 테러리스트인 미얀마 군부에게 금전적인 이익이 가지 않도록 국제 중재를 포함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미얀마 브루어리를 포함한 군부의 모든 자산은 민주진영의 국민통합정부(NUG)가 대표하는 미얀마 국민의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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