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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텨야 사는데…” 항공업계, 은행에 이자도 못내 ‘한숨’

“버텨야 사는데…” 항공업계, 은행에 이자도 못내 ‘한숨’

기사승인 2021. 10. 1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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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항공사 5곳 좀비기업 위기
국제선 운항 재개 등 유동성 확보 총력전
A330-200 Landing
제공=대한항공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기대감에 항공 수요 회복 기미가 나타나고 있지만 항공사들의 유동성 악화는 걷잡을 수 없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업계는 국제선 수요가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되는 시점까지 당분간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항공사들의 이자보상배율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대부분 하락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1배 이하로 떨어지면 벌어들이는 영업이익보다 갚아야 할 이자 비용이 더 많은 상태를 뜻한다.

회사별로 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이전 보다 이자보상배율이 증가했다. 특히 2019년 0.4였던 대한항공의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0.5, 올해 6월 말 기준 1.7로 눈에 띄게 개선됐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의 이자보상배율 또한 -1.3에서 -0.7, -0.2로 개선됐다.

양사의 이자보상배율 개선은 항공화물 호황으로 수익성이 제고된 영향이다. 실제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한 여객 수요 위축에도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영업 흑자를 달성한 바 있다. 특히 올 2분기 화물사업 매출은 1조5108억원으로 기존 최대치였던 지난해 4분기 1조3609억원을 넘어섰다. 아시아나항공 또한 수익성 제고로 적자폭이 크게 줄면서 이자보상배율이 상승했다. 다만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어 수익보다는 이자 비용 지출이 훨씬 많은 상태다.

화물 매출이 미미한 저비용항공사(LCC)는 수익이 크게 줄면서 이자보상배율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19년 -1.3이었던 제주항공의 이자보상배율은 올해 6월말 기준 -14.2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의 이자보상배율도 각각 20.3에서 -10.2로, -0.7에서 -6으로 하락했다. 에어부산의 이자보상배율 또한 -1.4에서 -5.4로 쪼그라들었다.

대부분 항공사들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으로는 은행에서 빌린 채무의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처지라는 말이다. 2017년 만해도 항공 운수업의 경우 이자보상배율 1미만인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항공사들의 급격한 이자보상배율 하락은 코로나19로 수익이 없는 상황이 지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 수익원인 국제선이 막히며 매출이 급감한 가운데 국내선을 둘러싼 업체 간 출혈경쟁이 격화하면서 유동성이 크게 악화됐다. 만약 올해 연말까지 이자보상배율 1미만 상황이 이어지면 상장항공사 5곳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좀비기업’으로 전락하게 된다.

위드 코로나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제선 항공수요 회복 기미가 나타나고 있지만 항공사들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최근 국제유가와 환율이 상승하고 있는데다 지난달 한 차례 연장된 고용유지지원금도 이달 말 종료될 예정이어서 비용 지출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항공사들은 외부 수혈 등 자금 확충은 물론 수익성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며 수요 회복 시기까지 버틴다는 방침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1년여 정도만 더 버티면 항공 수요가 코로나19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면서 “트래블 버블 대상국가가 늘어나는 만큼 국제선 노선 운항 재개 등 수익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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