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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사조산업 주총 이변은 없었지만…쇄신 기로

남양유업·사조산업 주총 이변은 없었지만…쇄신 기로

기사승인 2021. 09.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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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다음달 주총서 이사회 재구성 등 논의
사조산업, 감사위원회 구성 등 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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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남양유업 본사 대강당에서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며 눈물 흘리고 있다./사진=정재훈 기자
‘오너리스크’로 업계의 주목을 받은 남양유업과 사조산업의 임시 주주총회가 큰 이변없이 마무리됐다. 업계에서는 오너일가의 경영권과 관련해 변화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이날 주총은 예상했던 결과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남양유업은 다음달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지배구조개선을 비롯한 이사회 재구성 등에 대해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사조산업은 소액주주와의 표 대결에서 주진우 회장의 승리로 결정되며 주 회장을 중심으로 한 오너일가의 경영권 구도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소액주주들이 주 회장의 무리한 전횡에 대해 반기를 들었다는 점에서 오너 일가에 경고의 메시지를 남겼다는 점은 의미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14일 남양유업은 이날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정관의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신규 선임의 건이 부결되고 △감사 선임의 건은 철회됐다고 밝혔다. 이에 사내이사 선임 후보였던 이동춘 한앤코 전무와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였던 윤여을 한앤코 회장을 비롯한 김성주·배민규 한앤코 전무 등은 남양유업 이사진에 합류하지 못했다.

회사 측은 경영 안정화를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다음달 중에 개최한다는 설명이다. 다음달 예정된 주총서 지배 구조 개선을 비롯한 현재 남양유업 임원진의 변동 및 이사회 재구성 등 실질적인 내용들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는 홍 회장 등을 상대로 매각 이행을 촉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홍 회장은 앞서 한앤코에 지분 53%를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으나 주총장에 돌연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후 한앤코를 상대로 합의 내용 미이행을 근거로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홍 회장은 한앤코와의 매각은 결렬됐으나 남양유업의 매각 의지를 분명히 하며 “재매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홍 회장의 경영 쇄신 방안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며 경영권을 놓지 못하는 홍 회장의 태도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앞서 홍 회장은 ‘불가리스 사태’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 5월 4일 기자회견에서 “이 모든 것의 책임을 지고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경영 안정화를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10월 안에 진행할 예정으로 안건 및 시기는 논의 중에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면 재공시를 통해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조산업도 이날 열린 임시주총에서 감사위원회 구성 등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송종국 소액주주연대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 선임하고자 했던 안건은 폐기 수순을 밟게됐다. 앞서 소액주주들은 주 회장의 해임과 소액주주들이 추천한 송 소액주주연대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 등을 제출했다.

앞서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은 비상장 계열사 캐슬렉스서울과 캐슬렉스제주의 합병을 추진하며 잡음이 일었다. 캐슬렉스제주는 주 회장의 장남인 주지홍 부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사조시스템즈가 지분 95%를 보유한, 사실상 개인회사다. 이에 주주들은 자본잠식 상태인 캐슬렉스제주가 합병되면 기업의 가치하락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해 행동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 주주와 연기금 등의 표를 얻지못하면서 소액주주들은 사측에 패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주총을 통해 폐쇄적 구조의 오너 경영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주주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도 기업의 논란이나 이슈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문제제기를 하며 감시하게 될 것”이라며 “오너들의 행동이나 논란이 될 만한 행동들이 노출될 확률도 높아졌기 때문에 오너들도 이런 부분들에 대해 더 신경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는 순전히 직원들에게 가는 것인데 오너들이 과거의 마인드에 머물러있지 않나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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