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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날개 잡는 한국공항·HIC… 조원태 묘수 있나?

대한항공 날개 잡는 한국공항·HIC… 조원태 묘수 있나?

기사승인 2021. 06.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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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항·HIC 실적부진 이어져
대한항공 '좀비기업' 전락 우려
산은, 성과저조 땐 해임 등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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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연합뉴스
한국공항과 한진인터내셔널(HIC)이 모회사인 대한항공의 실적 개선세에 발목을 잡고 있다.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경영 성과를 평가해 경영진 교체와 해임 등에 나서겠다 예고한 가운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어떤 묘수를 낼지 주목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대한항공의 시가총액은 11조9300억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의 시가총액은 연일 상장 이래 최고 수준을 잇고 있다. 항공화물 호황과 하반기 백신으로 인한 여객 수요 회복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대한항공 주가가 치솟고 있는 영향이다.

이를 반영하듯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이 2분기 분위기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대한항공의 2분기 매출 1조8119억원, 영업이익 578억원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절반가량 줄 수밖에 없겠지만 여전히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주력 자회사인 한국공항과 HIC의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으며 대한항공 실적 개선세에 발목을 잡고 있다. 한국공항과 HIC는 대한항공이 각각 지분 59.54%, 100%을 보유한 자회사다.

우선 한국공항은 올 1분기 말 기준 매출 749억원, 영업손실 8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26% 줄었고 영업손실도 35% 축소됐다. 화물 조업량이 늘었고 급유시설 매출이 소폭 늘면서 지난해보다는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

하지만 각종 수익성 지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부채비율은 2019년 말 42.1%에서 지난해 말 53.1%, 올 1분기 54.3% 순으로 늘고 있다. 차입금의존도 또한 2019년 8.3%에서 지난해 13.4%, 올 1분기 13.4%로 증가세다. 코로나19 지속으로 여객사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순영업활동현금흐름도 지난해 말 179억4900만원에서 올 1분기 -60억670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동시에 미국 월셔그랜드센터를 운영하는 HIC 또한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올 1분기 HIC의 매출은 561만5000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매출액이 4833만1000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88% 넘게 급감한 수치다. 지난해 대한항공은 HIC로부터 3분기 3974억원, 4분기 3369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하기도 했다. 그 결과 HIC의 장부가액은 2019년 7561억원에서 지난해 219억원으로 97.2%나 축소됐다.

문제는 양사의 실적이 모기업 대한항공의 재무구조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회사의 적자가 이어지면서 대한항공은 좀비기업 꼬리표를 달 처지에 놓였다. 지난해 대한항공의 이자비용은 4777억원으로 그해 영업이익 2383억원의 2배를 웃돌았다. 이자보상배율 또한 2018년 1.4배에서 2019년 0.4배, 지난해 0.5배까지 떨어졌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도 안 된다는 것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일 경우 좀비기업으로 분류된다.

양사의 상황이 올해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한항공의 재무구조 재편 속도가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유상증자와 항공화물 호조에도 불구하고 한국공항과 HIC의 손실이 대한항공의 수익성 개선 폭을 제한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산업은행이 지난 3월 아시아나항공 통합계획 이행과 경영 전반을 평가하는 대한항공 경영평가위원회를 출범하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산은은 반기마다 대한항공의 경영상황을 점검해 성과가 저조할 경우 경영진 교체·해임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 예고한 바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항공업도 어렵지만 호텔 관련 사업도 어려운 상황이다”며 “지금 한진인터내셔널을 매각하면 제값 받기 어려운 만큼 코로나19가 호전되면 유리한 시점에 팔 예정이다. 그때 재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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