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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獨+日’ 넘은 초유의 경상흑자, 반길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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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10. 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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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올 2분기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제조업 대국'인 독일과 일본의 흑자를 합친 규모를 넘어섰다. 분기 기준이지만 사상 처음 달성한 쾌거다. 하지만 우리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반도체 나홀로 호황'이 가져온 결과여서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 오히려 미국·유럽연합(EU) 등 무역 상대국의 통상 압력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재정의 효율적 배분을 통해 내수경기 등 아직 냉골인 윗목을 더 보살펴야 할 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1166억 달러(15조4300억원)로 주요 36개국 가운데 중국(1937억 달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독일 522억 달러, 4위는 일본 506억 달러였다. 독일과 일본을 합친 흑자액을 뛰어넘은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정한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한국이 18.8%로, 일본(4.6%)·독일(4.5%)·중국(4%)의 네 배를 웃돈다.

한은은 지난 8월 올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를 4500억 달러(600조원)로 전망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반도체 수출호조로 50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한은은 내년에는 경상수지 흑자가 '적정 수준을 상당폭 상회할 수 있다'며 오히려 우려를 표명했다. IMF도 지난 7월 이미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중기균형 수준을 상회한다'고 평가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연간 경상수지 흑자 최고치는 지난해 기록한 1231억 달러였다. 이 기록을 불과 1년만에 4배 가까이 뛰어넘는다는 것은 분명 '과열'이라는 경고음이 국내외에서 나오는 것이다. 특히 무역 흑자 급증은 종종 통상마찰을 초래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등 수입관세 인상카드를 들이밀며, 우리의 대미투자를 압박하는 배경에는 급증한 대미 무역 흑자가 자리를 잡고 있다. EU가 '유럽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라 불리는 산업가속화법(IAA),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으로 무역장벽을 쌓고 있는 것 역시 교역 상대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다.

우리가 일방적인 무역 보복을 당하지 않으려면, 최근 무역 흑자는 반도체 호황이 가져온 일시적 현상이라는 점을 적극 해명할 필요가 있다. 실제 IMF는 올해와 내년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4000억 달러를 웃돌지만, 2029년 2000억 달러, 2031년 1000억 달러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초호황이 오래가기 힘들 것이라는 얘기다.

정부는 반도체가 가져다준 '골든타임'을 초격차 기술우위를 확보하는 동시에, 부진한 내수기반과 가계소득 증대, 청년층 취업 확대 등 구조개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반도체에 소득 증가가 집중되면서 내수 소비와 고용 개선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 820조원까지 대폭 늘어난 '슈퍼 예산'을 국가부채 상환과 함께 골목상권 등 내수산업 활성화에 적극 투입해 윗목을 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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