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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캉아, 넓은 바다에서 살아야 해”…북항 흑상어의 특별한 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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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기자

승인 : 2026. 10. 2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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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상어, 수심 700m 이상 잠수 사례도
얕은 바다에서도 밤낮 따라 활동 수심 달라
지중해 연구서 흑상어의 수직 이동 확인
좁은 수로 장기 체류에 생태 전문가 우려
부캉이 유도
지난 21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서 흑상어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한 3차 외해 유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연합뉴스
한 달 넘게 부산 북항의 명물로 사랑받은 흑상어 '부캉이'가 좁은 수로를 떠나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시민들에게는 반가운 손님이었지만, 해양동물 전문가의 걱정은 달랐다. 겨울이 다가오는 수로가 부캉이에게 얼마나 안전한 곳인지부터 살펴야 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24일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인근에서 부캉이가 헤엄치는 모습을 확인했다. 전날 목격된 북항 1부두에서 약 2㎞ 떨어진 곳이다. 수심이 더 깊은 곳에서 정상적으로 움직였고 별다른 외상도 관찰되지 않았다. 다만 여전히 항만 안으로, 외해에 나간 것은 아니다.

지난 9월 18일 북항친수공원에 나타난 부캉이는 몸길이 약 3m의 암컷 흑상어다. 국제자연보전연맹이 '위기'로 분류한 종이지만, 시민들에게는 친근한 이름으로 더 익숙하다. 지난 21일까지 공원 방문객은 167만명을 넘어섰고, 수로에 그대로 두자는 의견과 바다로 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렸다.

장수진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 대표는 부캉이가 수로에 들어온 이유부터 신중하게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급격한 환경이나 서식지 변화, 시설물에 따른 감각기관 교란, 건강 문제 등 원인은 다양하다"며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서 야생에서와 다른 행동을 보이면 건강을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부캉이는 먹이활동 감소와 지느러미 상처 등으로 우려를 낳았다.

한 달 넘게 머문 수로의 깊이는 약 3m였다. 흑상어는 주로 수심 10~125m 해역을 활발하게 이용하지만 얕은 연안에도 접근한다. 700m 넘는 깊이까지 잠수한 사례도 있다. 활동 지역이나 성장 단계에 따라 낮과 밤에 이용하는 수심도 달라진다.

2023년 이스라엘 연구진은 지중해 발전소 온배수 주변에서 흑상어의 움직임을 조사했다. 최대 수심이 7.5m인 해역에서도 밤에는 수면 가까이, 낮에는 더 깊은 곳에서 활동했다. 장 대표는 "아주 낮은 수심에서도 주야간 사용하는 수심이 달랐다"며 "북항이라는 제한된 공간, 아주 얕은 수심층에서만 머무르는 부캉이의 모습이 조금 불안했다"고 설명했다.

더 큰 걱정은 수온이었다. 흑상어는 대체로 수온 18~26도 해역에 서식하며 수온 변화에 따라 이동한다. 장 대표는 "부캉이가 계속 그 공간에 있었다면 수온 하락 때문이라도 생존이 어려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캉이는 세 차례의 유도 작업 끝에 수로를 벗어났다가 차단막을 넘어 되돌아오기도 했다.

장 대표는 반복된 구조 작업을 실패로만 보지 않았다. 그는 "야생동물의 구조는 인간이 아무리 잘 준비해도 늘 어렵고 예측 불가능한 지점이 있다"며 "구조 참여자들의 안전을 가장 우선으로 고려해야 하고 상황을 통제하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여러 방법을 고심한 구조팀의 경험은 다음 구조의 밑바탕이 될 수 있다고도 평가했다.

부캉이와 같은 사례는 또 나타날 수 있다. 장 대표는 기후변화로 바닷물 온도가 달라지면서 상어류의 연안 출현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항만 설계부터 대형 해양동물의 이동과 감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래 접근을 알리는 음향탐지 장비와 수중소음 저감 공법, 상어가 감지하는 해저케이블 주변 전자기장 영향을 줄이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장 대표는 "북항에서 충분히 멀리 나가는 것이 확인되면 그 이후는 부캉이에게 달려 있을 것"이라며 "북항이나 비슷한 연안으로 다시 접근하는 것을 막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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