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사자 자발적 동의" vs 인권단체 "UNHCR 배제 등 검증 전무"
로힝야족 포함 여부 불투명
총리, '軍 쿠데타 주도' 흘라잉과 협력 논란도
|
30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국영 베르나마통신에 따르면 전날 송환 대상자들은 전국 14개 이민 구금시설에서 모여 페락주의 한 경기장에서 최종 건강검진과 신원 확인을 마쳤다. 이후 버스 46대에 탑승해 루뭇 해군기지로 이동한 뒤 미얀마 측이 파견한 병원선 1척과 해군 함정 2척 등 총 3척의 함정에 승선했다. 말레이시아 내무부 설명에 따르면 송환 인원은 남성 1370명, 여성 79명, 남자아이 20명, 여자아이 7명으로 8세 아동부터 60세 성인까지 포함됐다.
말레이시아 내무부는 성명을 내고 미얀마 측이 지난 8월 13일 외교 공한으로 제출한 명단에 따라 1단계 송환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내무부는 이번 조치가 "미얀마 정부의 수용 합의와 대상자들의 자발적 귀환 동의"에 기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기화한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을 단호하게 집행하되 절차는 인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미얀마 외교부 역시 자국 해군 함정으로 불법 체류 구금자를 송환했던 2021년 사례를 언급하며 이민법 위반 자국민을 보호·인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권단체들은 정부가 주장하는 '자발적 동의'의 진위부터 문제 삼고 있다. 난민 지원단체 비욘드보더스 말레이시아의 마히 라마크리슈난 대표는 당국이 유엔난민기구(UNHCR)와 말레이시아 인권위원회, 민간단체의 입회를 일절 배제했다며 "명단에 누가 포함됐는지 알 수 없고 투명성과 책임성이 결여돼 사전 검증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구금자 다수가 귀환을 거부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관습 국제법상 강제송환 금지 원칙(농르풀망 원칙) 위반이자 보호장치 없는 사지로 내모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귀환 후 직면할 신변 위협도 제기됐다. 역내 인권단체 '버마 대안 아세안 네트워크'의 데비 스토사드 설립자는 귀환자들이 군부에 강제징집되거나 쿠데타 반대 활동 혐의를 받아 구금 및 고문을 당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얀마로 난민을 보낸 국가 가운데 귀환자의 안전을 추적하거나 감시할 통로를 확보한 사례는 없다며 태국의 강제징집 인계 사례를 언급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도 이달 1일 성명을 내고 이번 송환 절차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현지 분쟁 상황이 안전하고 존엄한 귀환을 가로막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UNHCR은 말레이시아가 1951년 난민협약 비준국은 아니지만, 생명과 자유가 위협받는 곳으로의 강제송환을 금지하는 규정은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관습 국제법이라고 짚었다. 지난주에는 시민단체 166곳과 활동가 140여 명이 현지 정세 평가가 완료될 때까지 송환 절차를 중단하라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송환 대상에 박해받는 무슬림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이 포함됐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앞서 로힝야족 송환 추진을 언급한 바 있으나, 미얀마 외교부 당국자는 AP통신에 이번 조치가 실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로힝야족 송환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현재 말레이시아 내부에서는 로힝야족 추방 서명 운동에 42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등 반(反)로힝야 정서가 거세지고 있다.
안와르 총리가 송환 협력을 명분으로 미얀마 군사정권을 이끄는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을 말레이시아로 초청한 결정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안와르 총리는 최근 팟캐스트에서 "아세안을 따라 미얀마와 직접 대화를 피한다면 도대체 누구와 협상해야 하느냐"고 옹호했다. 흘라잉은 2021년 쿠데타를 일으킨 군 최고사령관 출신으로, 총선을 거쳐 지난 4월 대통령직에 올랐으나 아세안은 해당 선거 결과를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