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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헌재 “총선 투표용지 바코드, 비밀투표 침해 안 해”…재선거 위기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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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9. 29.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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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8일 총선 효력 유지
아누틴 총리 연립정부 한숨 돌려
헌재 "이론상 특정 가능하나 분리 보관… 악용 증거 없어"
선관위엔 "향후 코드 사용 금지" 권고
과거 두 차례 총선 무효화 악몽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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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총선이 치러지는 태국에서 부리람주의 한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투표용지를 기입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태국 헌법재판소가 지난 2월 총선 투표용지에 인쇄된 바코드와 QR코드가 헌법상 비밀투표 원칙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총선 무효 및 재선거 실시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아누틴 찬위라꾼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도 유지되게 됐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태국 매체 카오솟 등에 따르면 헌재는 전날 옴부즈맨이 제기한 사건에서 투표용지의 코드 사용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고 유권자의 권리와 자유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정으로 지난 2월 8일 치러진 총선은 효력을 유지하게 됐다.

당시 총선에는 약 3800만 명의 유권자가 참여했으며, 아누틴 총리가 이끄는 품짜이타이당이 압승을 거뒀다. 품짜이타이당은 하원 500석 가운데 290여 석을 확보하며 연정을 구성했다. 로이터는 이번 결정이 경기 부진과 상원의원 선출 조작 관여 의혹 등으로 대중의 신뢰를 확보해야 하는 아누틴 총리에게 호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품짜이타이당은 해당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이번 소송은 투표용지 인쇄 체계를 둘러싼 논란에서 시작됐다. 옴부즈맨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관리에 관한 22건의 민원을 접수한 뒤 사건을 헌재에 회부했다. 청구인 측은 투표용지에 인쇄된 코드를 통해 유권자가 선택한 정당과 후보를 역추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용지 원부에 서명한 뒤 투표용지를 수령하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코드가 위조 방지용 보안 장치이며, 유권자를 특정하려면 별도 보관된 원부가 필요하다고 맞섰다. 헌재는 지난 3월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본안 심리를 결정했다.

헌재는 두 종류의 코드를 구분해 판단했다. 카오솟에 따르면 헌재는 지역구 투표용지의 QR코드를 스캔할 경우 20장 단위 묶음 번호만 확인돼 개별 유권자와 연결할 수 없다고 봤다. 반면 비례대표 투표용지 하단의 바코드는 원부와 대조할 수 있는 정보를 담고 있어, 투표용지와 원부, 선거인명부를 모두 결합하면 이론적으로 유권자를 특정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헌재는 세 자료가 선관위 규정에 따라 엄격히 분리 보관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외부인이 세 자료를 모두 확보하려면 선거 관리 공무원의 개입이 불가피하며, 그 자체가 불법 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다. 로이터에 따르면 재판부는 바코드가 행정 관리 목적으로 도입됐을 뿐 투표 내용을 추적하려는 의도가 없었고, 보관 체계도 "충분히 안전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헌재는 선관위에 재발 방지를 권고했다. 재판부가 향후 선거에서는 이 같은 코드를 사용하지 말 것을 주문한 것이다. 또 유권자를 직접 식별할 수 있는 표식을 배제하고, 선거 자료 보관 체계의 안전장치를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결정은 태국 정치권의 초미의 관심사였다. 헌재가 지난 20년간 주요 정당 해산과 정권 퇴진 판결을 내린 바 있고, 두 차례에 걸쳐 총선을 무효화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헌재는 2006년 총선 당시 기표소 배치가 비밀투표를 침해했고 선거 공고 기간이 촉박했다는 이유로 무효 결정을 내렸다. 2014년에는 반정부 시위대의 투표소 봉쇄로 전국 동시 투표 원칙이 깨졌다며 선거를 무효화했다. 두 차례 모두 극심한 정치적 혼란 속에서 판결이 내려졌고, 이는 같은 해 군부 쿠데타로 이어진 바 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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