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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호 포스트에이아이 대표 “기후위기 시대, 시민은 AI 사용자가 아닌 공동설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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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기자

승인 : 2026. 08. 29.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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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대응센터 8월 라운드테이블서 ‘기후와 시민, 시민성, 그리고 AI’ 특강
조인호 포스트에이아이(POST-AI) 대표이사가 기후위기 시대의 AI는 시민을 단순한 ‘사용자’가 아니라 기술과 정책의 ‘공동설계자’로 참여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진=기후대응센터
“인공지능(AI)은 시민을 대신해 결정하는 존재가 아니라, 시민의 경험과 판단을 담아 사회적 논의를 돕는 도구가 돼야 한다.”

조인호 포스트에이아이(POST-AI) 대표이사가 기후위기 시대의 AI는 시민을 단순한 ‘사용자’가 아니라 기술과 정책의 ‘공동설계자’로 참여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인호 대표는 지난 27일 성동청년창업이룸센터에서 기후대응센터가 개최한 8월 라운드테이블 「기후와 시민, 시민성, 그리고 AI」전문가 강연을 하고, 기후·환경 데이터와 시민의 생활 경험 및 가치관을 함께 반영하는 ‘시민형 AI’를 제안했다.

이날 행사는 김화영 기후대응센터 공동대표의 인사와 유보화 성동구청장 축사, 기후대응센터와 동반성장연구소의 업무협약, 미래세대 특별발표, 전문가 강연, 특별영상 및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정치외교학과 커뮤니케이션학,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사회문제를 연구해 온 조인호 대표는 현재 ‘포스트에이아이’에서 사회 시뮬레이션 솔루션 ‘SONA.AI’와 AI 기반 시민의회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겸임교수로도 활동 중이다.

◇ “기후위기, 숫자만으로는 알 수 없다”

조 대표는 이날 기후위기를 온도나 탄소배출량 같은 수치만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기온·강수량·수위 등은 데이터로 측정할 수 있지만 ‘누구를 먼저 보호할 것인가’ ‘기후대응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 ‘사회가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할 것인가’ 같은 문제는 숫자만으로 답을 낼 수 없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폭염이다. 기온이 똑같이 35도까지 올라도 시민이 처한 환경에 따라 위험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야외노동자에게 폭염은 노동시간과 생계의 문제다. 고령자에게는 건강과 사회적 고립, 냉방시설 접근 문제가 된다. 반지하 거주자에게는 높은 습도와 환기, 주거환경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조 대표는 “AI는 많은 자료를 빠르게 분석할 수 있지만 시민이 실제로 겪는 더위와 두려움, 재난의 기억을 직접 경험하지는 못한다”고 했다.

AI가 분석하는 것은 현실 그 자체가 아니라 데이터로 기록된 현실의 일부라는 것이다. 따라서 데이터에서 빠진 현실을 시민의 증언과 현장 경험으로 채우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 센서 어디에 놓을지도 ‘사회적 판단’

데이터 자체가 완전히 중립적인 것도 아니라고 했다. 예컨대 기후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센서를 어느 지역에 설치할 것인지, 몇 도부터 위험 상황으로 판단할 것인지, 한정된 지원을 누구에게 먼저 배분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과정에는 사회적 판단이 들어간다.

같은 AI라도 어떤 데이터를 넣고 어떤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이 때문에 시민이 AI가 제공하는 정보를 받아보는 ‘사용자’에 머물러서는 안된다고 했다.

데이터를 어떤 방식으로 수집할지 정하는 단계부터 위험 기준 설정, AI가 내놓은 결과의 검증까지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공동설계’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 “시민은 지위, 시민성은 실천”

조 대표는 강연에서 “시민은 지위이고 시민성은 실천”이라고 했다. 단순히 공동체에 속해 있다는 사실만으로 시민성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공적 문제를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으며 공동의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그 결과에 책임 있게 행동하는 것이 시민성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후위기는 특정 지역이나 현재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의 선택이 다른 지역 주민은 물론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세대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이에 따라 자신의 이해관계를 넘어 다른 지역과 미래세대까지 고려하는 ‘생태적 시민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 기상데이터에 시민의 ‘목소리’를 더한다

그렇다면 시민의 경험을 AI에 어떻게 담을 수 있을까. 조 대표는 기존의 기상·환경·행정자료에 설문조사와 인터뷰, 현장 관찰을 결합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각각의 데이터가 보여주는 현실이 다르기 때문이다. 공식 데이터가 ‘무슨 일이 발생했는가’를 보여준다면 설문조사는 시민들의 생각이 ‘어떻게 나뉘는가’를 보여준다. 인터뷰와 현장 관찰은 한발 더 나아가 시민이 ‘왜 그렇게 경험하고 판단하는가’를 보여줄 수 있다.

기온이 몇 도인지 측정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온도가 시민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AI가 함께 분석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 다수의 평균 아닌 ‘시민형 AI’

조 대표는 이런 데이터를 토대로 실제 시민의 지식과 경험, 가치관을 반영한 ‘시민형 AI’를 구축할 수 있다고 했다. 시민형 AI의 목적은 AI가 시민을 대신해 결론을 내리는 데 있지 않다.

서로 다른 시민들의 의견과 이해관계를 비교하고, 사회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줘 시민들의 토론과 숙의를 돕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단순히 ‘평균적인 시민’의 의견을 만드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했다.

기후위기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는 취약계층이나 소수자의 경험이 평균값 속에서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생각과 가치관이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지는 만큼 AI 역시 이를 지속적으로 반영하고 갱신해야 한다고 했다.

◇ AI가 경보 울려도 최종 책임은 인간에게

기후 AI가 실제 사회에 적용될수록 인간의 역할은 오히려 중요해질 수 있다고 조 대표는 강조했다. AI가 폭염이나 홍수 등 재난 위험을 예측하고 경보를 보내거나 시설 운영에 관여할 경우, 잘못된 판단이 시민의 안전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AI가 분석과 예측을 담당하더라도 사람이 결과를 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개입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기후와 AI의 결합이 새로운 청년 일자리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시했다.

기후정보를 관리하는 AI 전문가, 지역 환경데이터를 분석하는 개발자, 시민의 요구와 기술을 연결하는 조정자 등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역할이 등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정확도만 높다고 좋은 기후 AI 아니다”

조 대표는 좋은 기후 AI를 평가하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후 AI의 성능은 정확도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며 “누구의 경험이 반영되는지, 누가 시스템을 통제하고 결과에 책임지는지를 함께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AI가 아무리 정교한 예측을 내놓더라도 일부 시민의 경험이 데이터에서 빠지거나, AI의 판단에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질 주체가 없다면 좋은 시스템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강연은 기후위기 대응에서 AI를 얼마나 많이 활용할 것인가를 넘어 ‘어떤 AI를, 누구와 함께 만들 것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했다.

기후위기의 숫자를 읽는 것은 AI가 할 수 있지만 그 숫자 뒤에 있는 시민의 삶과 경험을 이해하고,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몫이라는 것이다.

조 대표가 제안한 ‘시민형 AI’도 여기서 출발한다. 시민은 AI가 내놓은 답을 받아들이는 최종 사용자가 아니라, 데이터를 만들고 기준을 정하며 결과를 검증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공동설계자라는 것이다.

기후대응센터가 지난 27일 성동청년창업이룸센터에서 8월 라운드테이블 「기후와 시민, 시민성, 그리고 AI」전문가 강연을 개최했다. 이날 윤흥렬 기후대응센터 이사장(왼쪽부터), 유보화 성동구청장, 김화영 기후대응센터 공동대표를 비롯해 김나윤 기후대응센터 미래세대위원장과 청년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기후대응센터
안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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