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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을 활용한 상품도 성장세다. 국가유산진흥원의 문화상품 브랜드 역시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이제 문화유산은 전시장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컵과 문구류, 인형과 장신구 같은 일상용품을 통해 사람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공연계에서도 마찬가지다. 프로그램북과 포스터에 머물던 공연 MD는 의류와 가방, 향수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공연을 보기 전에 팝업을 찾아 작품의 세계관을 경험하고 굿즈를 구매하는 관객도 늘었다. 팬덤과 SNS 인증 문화가 결합하면서 굿즈 자체가 공연을 알리는 홍보 수단이 된 것이다. 공연과 전시를 '관람하는 것'에서 나아가 좋아하는 작품을 소유하고 일상에서 소비하는 방식으로 문화 향유의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 문화유산이나 공연을 어렵게 느끼던 사람에게 굿즈는 친숙한 첫 번째 접점이 될 수 있다. 상품을 계기로 원작이 궁금해지고, 박물관을 찾거나 공연을 예매한다면 굿즈는 문화 향유의 진입로가 된다. 문화기관 입장에서도 자체 콘텐츠를 활용해 수익을 만들고 이를 전시와 교육 등에 다시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다만 굿즈의 성공을 매출만으로 평가해서는 곤란하다. 많이 팔린 상품이 원작의 문화적 가치까지 잘 전달했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가사유상 미니어처가 아무리 많이 팔려도 그것이 반가사유상이라는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결국 인기 상품 하나에 그칠 수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팔렸느냐'보다 '무엇으로 이어졌느냐'일 것이다. 굿즈를 산 사람이 원작을 찾아보고, 작품을 더 알고 싶어지고, 결국 문화공간을 다시 찾게 만든다면 상품은 단순한 소비재를 넘어선다. 문화기관 역시 판매량만 좇기보다 상품과 전시·교육 프로그램을 연결해 소비가 문화 경험으로 확장되도록 고민할 필요가 있다.
문화유산이 컵에도, 인형에도, 옷에도 들어가는 시대다. 이를 문화의 상업화라고만 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잘 만든 굿즈 하나가 수백 년 된 유물을 오늘의 언어로 번역할 수도 있다. 다만 굿즈가 작품을 대신하는 순간 문화는 상품에 갇힌다. 입구가 넓어진 만큼 그 너머로 이어지는 길도 잘 만들어야 한다. 기념품이 문화가 되려면, 기념품에서 끝나지 않아야 한다. 원작으로 향하는 길을 만들어줄 때 비로소 굿즈의 진짜 가치가 생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