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들 반부패 메시지…"국민이 정부 두려워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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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현지매체들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NBI 사이트 변조 해킹은 지난 10일 상원, 13일 하원 홈페이지가 차례로 침입당한 데 이어 일어났다. 세 번의 해킹 모두 해커들이 사이트에 정부의 부패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띄웠다. 해킹 공격도 짧게 끝났고 사이트의 외형만 바꾸는 데 그쳤지만, 법 집행 기관의 시스템까지 뚫린 것이다.
연이은 해킹에는 각자 다른 이름을 내건 해커 집단들이 부패를 겨눈 구호를 남겼다. NBI 사이트에는 '#해피고럭키(#HappyGoLuckyPh)'를 자처한 해커 측이 영화 '브이 포 벤데타'의 대사를 비틀어 "국민이 정부를 두려워할 게 아니라 정부가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문구를 띄웠다. 하원 사이트를 해킹해 "정부라는 서커스 뒤의 진실은 감출 수 없다"는 경고 메시지를 띄운 소행을 두고는 무려 22개 집단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상원 사이트에는 '널섹(Nullsec PH)'이라 자처한 해커들이 "투명성은 선택이 아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보안 취약점을 들춰내는 집단이라고 주장해온 '센티넬엑스(SentinelX)'의 페이스북 링크를 걸었다. 같은 사이트에는 국제 해커 집단인 어나니머스가 마무리 문구로 즐겨 쓰는 "우리는 용서하지도, 잊지도 않는다"도 등장했다.
NBI는 곧바로 추적에 나섰다. 멜빈 마티박 NBI 국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세 사이트를 변조한 용의자들을 특정했다며 "끝까지 추적해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해킹에 여러 명이 가담했지만 모두 같은 조직 소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수사가 더 필요하다며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고, 이번 침입으로 민감한 정보가 빠져나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필리핀 경찰도 경찰청장 명의로 정부 기관들에 사이버 보안 강화를 촉구하고, 사이버범죄대응팀을 가동해 해킹 경로와 피해 규모 등을 파악하고 있다.
필리핀에선 지난해 9월에도 부패에 반대하는 '1조 페소 행진' 시위가 벌어졌을 당시 정부 웹사이트 19곳이 해킹 당하기도 했다. 당시 당국은 해킹의 배후로 국제 어나니머스의 표현과 상징을 빌려 쓰는 현지 단체 어나니머스PH를 지목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