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샷·바이트댄스 美 자본 제한…미로마인드 인재·기술 유출 경고
딥시크, 챗GPT 대비 33분의1 비용…中 AI 점유율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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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저가·고효율 AI 모델로 미국을 추격하는 상황에서 기술 유출과 인재 이동을 차단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미·중 간 AI 패권 경쟁이 투자·인수·클라우드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 중국 발개위, 메타의 마누스 20억달러 인수 취소 명령…외국인 투자 심사 첫 공개 적용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발개위)는 이날 성명에서 "법규에 따라 마누스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금지하고, 관련 당사자들에게 인수 거래를 취소할 것을 요구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성명은 메타나 해외 투자자를 직접 명시하지는 않았다. 앞서 중국 당국은 이번 인수를 중국의 기술 기반을 고갈시키려는 '음모적(conspiratorial)' 시도로 규정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발개위 발표에 메타는 "해당 거래는 관련 법을 완전히 준수해 이루어졌으며 적절한 해결책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마누스의 공동창업자인 샤오훙(肖弘) 최고경영자(CEO)와 지이차오(季逸超)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지난 3월 발개위에 소환된 뒤 출국이 금지됐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발개위를 비롯해 상무부·반독점 감시기구 등 다수의 중국 규제당국이 이번 거래를 검토했다고 FT는 전했다.
마누스의 모체인 AI 스타트업 버터플라이이펙트는 2022년 중국에서 창립했으나, 미국 벤치마크캐피털 주도의 7500만달러(1101억원) 투자 유치 이후 지난해 7월 미국의 대(對)중국 AI 투자 제한과 중국의 기술 이전 규제를 동시에 우회하기 위해 싱가포르로 본사를 이전했다.
메타는 지난해 12월 20억달러(2조9400억원) 이상 규모로 마누스를 인수한다고 발표했고, 올해 초 거래가 완료됐으며, 마누스 직원들은 이미 싱가포르 메타 사무실로 입주해 업무를 진행 중이고 마누스 소프트웨어(SW)도 메타의 일부 도구에 이미 통합됐다고 FT는 보도했다.
마누스의 주요 투자자인 텐센트(騰訊·텅쉰)홀딩스·전펀드(眞格基金)·훙산(紅杉資本)은 이미 매각 대금을 수령한 상태다.
메타가 마누스 인수에 나선 것은 인간 개입 없이 파일 관리·소프트웨어 개발·복잡한 업무 계획까지 자율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분야에서 오픈AI·구글을 추격하려는 전략의 일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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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양사에 요구한 조치는 △ 자금 반환 △ 회사 소유권 재등록 △ 마누스 알고리즘 사용 중단이며 이행을 거부할 경우 메타에 제재를 가하거나, 중국 관련 사업을 제한하고 관련 개인에 대한 형사 고발 가능성까지 언급했다고 FT는 전했다.
거래를 실제로 되돌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메타의 주요 서비스인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이 이미 중국에서 금지돼 있어 중국 정부가 메타에 행사할 수 있는 레버리지는 제한적이라고 짚었다.
홍콩 리서치업체 거브칼(Gavekal)테크놀로지스의 라일라 카와자 연구 디렉터는 "발개위의 이번 결정은 대체로 상징적이며, 자본·기술 이전이 완료된 시점에서 거래를 되돌리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중국 정부의 실질적 레버리지는 마누스 임원진의 출국 통제와 메타 사직 압박 능력에 있다"고 분석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마누스 창업자와 투자자들이 메타에 자금을 반환하도록 강제할 경우 오히려 핵심 기술을 메타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결과만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중국이 해외 거래에 공개 개입한 두번째 주요 사례다. 앞서 홍콩 재벌 리카싱(李嘉誠)의 CK허치슨이 43개 글로벌 항만을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 컨소시엄에 약 230억달러(33조81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에 중국이 개입한 바 있다. 다만 마누스 사례는 이미 완료된 기술 거래를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개입 강도가 더 높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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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스 사태는 중국 기업들이 규제 회피를 위해 싱가포르로 법적 본사를 이전하는 '싱가포르 워싱(washing)' 방식이 더 이상 중국 당국의 규제로부터 안전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경고가 됐다고 로이터는 해석했다.
중국 청화(淸華)대 국가전략연구원의 류쉬(劉旭) 연구원은 이번 결정이 15년 된 외국인 투자 심사 메커니즘을 활용해 공개적으로 판정을 내린 첫 사례라고 평가하면서, AI 등 첨단기술 분야 중국 기업을 겨냥한 외국의 인수·합병(M&A)이나 핵심 특허·기술 이전 우려가 있는 거래는 향후 엄격한 안보 심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발개위를 포함한 중국 당국이 베이징(北京)의 문샷(Moonshot) AI와 상하이(上海) AI 스타트업 스텝펀(Stepfun)에 정부의 명시적 승인 없이는 미국 자본을 거부하라고 통보했으며,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쯔제탸오둥<字節跳動>)에도 비슷한 제한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기업가치가 약 180억달러(26조4600억원)로 평가받는 문샷 AI는 최대 10억달러(1조4700억원) 조달 라운드를 추진 중이며, 스텝펀은 홍콩에서 5억달러(7350억원)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초 중국 밖에서 설립된 중국계 기업의 홍콩 증시 '레드칩(red-chip)' 상장을 제한하는 조치도 별도로 내린 바 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 AI 기업 미로마인드(MiroMind)의 모회사 샨다그룹(盛大集團) 창업자 천톈차오(陳天橋)가 핵심 인재와 연구 성과를 중국 밖으로 이전하지 말라는 당국의 직접 경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 두 가지 조치가 중국 창업 기업들이 국제 기회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에 대해 규제당국이 우려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미국도 안보 우려를 이유로 중국 소유의 반도체·양자·AI 기업에 대한 투자를 억제하는 규정을 지난해 발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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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봉쇄 조치는 중국 AI가 미국을 빠르게 추격하며 고비용 프리미엄 모델을 압박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블룸버그는 오픈AI의 챗GPT-5.2가 출력 토큰(token) 100만개당 14달러(2만580원)인 반면, 중국 딥시크의 V3.2-Exp는 42센트(617원)로 약 33배 저렴하고, 딥시크와 문샷은 현재 라이브벤치(LiveBench) 대형언어모델(LLM) 순위 상위 12위 안에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알리바바의 큐원(Qwen) 모델 패밀리는 1월 기준 누적 10억건을 돌파하며 메타의 라마(Llama)를 제치고 가장 많이 내려받은 오픈웨이트(open-weight) AI 모델 패밀리가 됐고, 파생 모델이 전 세계 20만 개를 넘어섰다.
중국 생성형 AI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024년 11월 약 1%에서 2025년 11월 약 15%로 급등했다고 블룸버그가 AI 모델 마켓플레이스 오픈라우터(OpenRouter) 데이터를 인용해 전했다.
중국 AI의 비용 경쟁력은 '혼합전문가(mixture of experts)' 기법에서 비롯된다. 딥시크 최신 모델 V4-Pro에서 실제 구동 중인 매개변수 비율은 어느 시점에서도 3% 미만에 불과해, 전체 신경망을 활성화하는 미국 AI 모델들보다 훨씬 적은 컴퓨팅 파워를 소비한다.
중국 정부는 주요 데이터센터 전기료의 최대 50%를 지원하되, 중국산 칩만 사용하는 경우에 한정한다는 조건을 달아 자국 반도체 생태계 육성을 병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미국 컨설팅업체 앤쿠라(Ankura)차이나어드바이저스의 알프레도 몬투파르-엘루 매니징 디렉터는 "중국이 국가안보에 중요하다고 판단한 자산의 외국인 인수를 막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으며, AI는 이제 명확히 그 범주에 포함된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로버트 리 선임 애널리스트는 "미국 동맹국들이 공식 채널에서 딥시크를 채택하지는 않겠지만, 비용에 민감한 시기에 딥시크가 챗GPT 기능의 90%를 제공한다면 소비자들은 정부와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