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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서 못봐서...”·“냈다고!” 항의 쇄도…체납차량 단속현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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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은 기자

승인 : 2026. 04. 19. 17:16

경찰청·도로공사, 16일 전국 체납차량 합동단속
남양주·구리 TG 단속현장…체납차주, 변명·불평
현장서 체납액 납부 유도…온라인 처리 안내도
체납액 30만원 초과·체납기간 6개월 경과시 영치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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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경기 남양주시 남양주·구리 TG에서 경찰청과 한국도로공사가 체납차량 합동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이하은 기자
"납부했다고요! 뭐 하는 거야, 진짜."

지난 16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에 위치한 남양주·구리 TG(톨게이트) 부근 경찰청과 한국도로공사(도로공사) 과태료 체납 차량 합동단속 현장. 이날 톨게이트 인근 단속 현장에서는 체납 차량을 단속해 밀린 과태료와 통행료 등을 징수하려는 경찰·도로공사 측과 현장을 빠져나가려는 차주 간 실랑이로 때때로 소란이 벌어졌다.

경찰과 도로공사는 이날 톨게이트 출구의 고속도로 한편에 자리잡고 단속을 벌였다. 특수 기기에 체납 차량이 걸리면 경찰 측이 차량을 갓길로 인도해 차량번호와 성명, 연락처와 차주 본인 여부를 확인한 뒤 카드결제나 가상계좌 송금 방식으로 체납분을 징수했다. 고속도로 옆으로 난 샛길 형태의 도로에서도 단속이 벌어졌는데, 이곳에서는 단속을 눈치채고 방향을 튼 차량들로 인해 본 도로보다 더 많은 체납 차량들이 붙들렸다.

이날 샛길에 들어섰다가 경찰과 도로공사 직원들의 인도로 단속 위치로 들어선 소형 봉고차 차주는 차량을 멈춰세우자마자 불쾌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도로공사 측 조회 결과 70만원이 넘는 통행료가 체납된 것으로 드러났지만, 체납 기간 등의 문제로 현장 징수 조건은 충족되지 않은 상태였다. 빠른 시일 내에 체납분을 납부하라는 경찰관의 안내가 끝나자마자 차주는 재빨리 차량을 몰아 현장에서 벗어났다. 통행료 체납 사실을 고지하려던 도로공사 측 직원은 당황하며 재빨리 차량을 뒤쫓아갔고, 직원이 차량을 정차시켜 출구가 막히면서 뒤에 있던 차량들이 클락션을 울리며 항의하기도 했다.

여기서는 체납하지 않았다는 차주와 체납 내역을 고지하는 직원 간 논박이 오갔다. 차주가 통행료 등을 다 납부했다고 주장하자 도로공사 직원은 차량번호로 내역을 조회한 뒤 2024년 이후로 납부 내역이 없다고 확인해 주기도 했다. 이어 체납액은 있지만 영치 대상이 아니라서 현장 징수 대상은 아니라는 안내에 차주는 신경질적으로 차를 돌려 현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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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경기 남양주시 남양주·구리 TG에서 경찰청과 한국도로공사가 체납차량 합동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이하은 기자
이날 단속에서 다수의 차주들는 도로공사와 경찰의 인도에 따르는 모습을 보였지만, 일부 차주들은 다소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특히 취재진이 경찰과 동행하자 강한 반감을 보이며 항의하는 경우도 있었다. 현장에서 경찰과 취재진을 마주친 한 승용차 차주는 "뭘 찍는 것이냐"라고 물은 뒤 "왜 찍는 것이냐. 모자이크 문제가 아니라 아예 찍지 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못해 납부를 하면서도 현장에서 필수적으로 납부해야 하는 최소 금액만을 할부로 결제하는 차주들도 많았다. 체납 내역을 일일이 따져 물으며 자신의 휴대폰으로 재확인을 하는 차주도 있었고, 규정상 납부 방식이 아닌 현금으로 납부하려는 차주도 있었다. 일부 차주들이 주변 은행을 찾아 경찰과 같이 가서 납부하겠다고 하는 경우들도 있었다.

세부 체납 내역은 물론 체납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차주들도 있었다. 고령의 체납 차주들 가운데는 모바일 어플이나 온라인 고지서 등에 대해 모르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들은 자택으로 배송되는 종이 고지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정확한 체납액 등으로 모르고 있었다. 이날 현장에서 단속된 한 SUV 차주는 "제가 지역을 자주 다녀서 집에 잘 못 들른다. 그래서 집에 온 고지서를 잘 못 찾아봤다"며 "체납된 줄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온라인 처리 방식을 모르는 경우 현장에서 30~40분씩 시간이 소요되기도 했다. 경찰과 도로공사 직원들은 현장에서 휴대폰에 은행 어플이나 정부기관 어플, 공인인증서 등이 설치되지 않은 고령 운전자들을 상대로 국민비서나 정부24, 공인인증서 등의 설치를 지도하고 체납분 납부를 인도했다.

이날 현장 단속에 참여한 강서경찰서 교통관리계 소속 김정훈 경장은 "어르신들이 온라인으로 고지서를 받는 방법을 모르시고 인증서조차 없는 경우가 많아 안내를 하고 설치를 도와드리고 있다"며 "지방을 다니시거나 고령이신 분들은 체납 사실도 잘 모르시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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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경기 남양주시 남양주·구리 TG에서 경찰청과 한국도로공사가 체납차량 합동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이하은 기자
경찰청은 이날 도로공사와 함께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에 걸쳐 전국 곳곳에서 대대적인 체납 차량 단속을 실시했다. 경찰청에서는 고속도로순찰대, 시·도 청과 경찰서의 과태료 담당자, 교통기동대 등 전국에서 1195명의 인력이 동원됐고, 도로공사에서는 전국 8개 지역본부에서 80명이 투입됐다. 경찰청은 과태료 등 범칙금 체납분 징수에 나서 모두 1012대의 차량으로부터 6040건의 체납액 4억6368만원을 징수했다. 도로공사 측은 65대의 차량을 단속해 5086건의 톨게이트 이용비 등 체납 통행료 7449만원을 징수했다.

이날 현장을 지도한 백초현 경찰청 교통안전과 체납과태료 징수 태스크포스(TF) 팀장은 "지금 전국적으로 톨게이트 등지에서 다 단속을 하고 있다. 정확한 시간은 조금씩 다르지만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4시에 마무리한다"며 "남양주·구리 톨게이트는 저희가 사전에 분석했을 때 통행량이 많은 곳이라 취재를 함께 하는 장소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도로공사 관계자도 "이 인근에는 구리시도 규모가 있고 다산신도시도 있고, 이곳을 지나서 쭉 내려가면 중부고속도로를 만나게 되고 하남분기점에서 돌아가면 성남으로도 통한다"며 "출퇴근 차량도 많고, 교통량이 많을 수밖에 없는 위치"라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월 체납 과태료 징수를 위한 '체납관리관'을 신설하고 체납관리관의 구체적 역할과 임무, 세부 운영 방식 등을 수립하는 전담 TF를 경찰청 산하에 구성했다. 아울러 전국 18개 시·도 경찰청과 60개 경찰서에 올해 상반기 중 100명의 체납관리관을 선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경찰 소관 과태료 미수납액이 1조837억원을 넘어서자 수납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취해진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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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경기 남양주시 남양주·구리 TG 경찰청·한국도로공사 체납차량 합동단속 현장에서 경찰관이 차량 번호판 영치에 나서고 있다. /이하은 기자
이날 단속에 걸린 차량들 역시 고액의 체납 과태료를 장기간 내지 않고 있는 경우가 다수였다. 장기간의 고액 과태료 체납으로 영치 대상에 포함된 차량은 이날처럼 단속에 적발될 경우 현장에서 최소 30만원의 체납액을 납부해야 한다.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55조에 따라 행정청은 과태료 등을 납부하지 않은 자에 대해 체납된 자동차 관련 과태료와 관계된 그 소유의 자동차의 등록번호판을 영치할 수 있다. 교통법규 위반으로 범칙금을 내야 할 경우 30일 간의 사정 기간과 의견 진술 기간이 주어지고, 도합 60일의 기간 내에 의견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1차 과태료 고지서가 나간다. 여기에 이의 신청을 하지 않고 60일이 경과하면 가산금이 붙는데, 1차 과태료 고지 후 60일이 지난 시점에서 30일이 경과하면 처음에는 3%, 이후에는 30일당 1.2%씩 60개월에 걸쳐 75%의 가산금이 붙게 된다. 이렇게 가산금이 붙은 2차 과태료 고지서가 나간 이후 60일이 지나고, 그 누적 체납 금액이 30만원을 초과하면 번호판 영치 대상이 된다.

김정훈 경장은 "오늘 단속은 영치 대상 차량에 대해서 징수를 하기 위함인데, 체납 금액이나 기간이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납부해야 하는 금액을 고지만 해 드리고 나중에 경찰서 등에 가셔서 납부하도록 안내한다"고 했다.

백초현 팀장은 "영치 대상 조건이 상당히 까다로운데도 올해만 지난달 말까지 5만 대가 넘었다"고 전했다. 백 팀장은 "체납 과태료 징수 강화 대책 수립 이후에는 한 달에 1~2일 단속을 목표로 잡고 있다"며 "경찰청이 참여하는 합동 단속은 올해는 이번이 처음이고, 작년에는 고속도로 순찰대에서 주관해서 단속했었다. 각 지역 시·도 경찰청 단위의 합동 단속은 거의 매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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