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상승·자본비율 부담에 담보대출 선호 강화
기업 자금경색 우려 커져…“사업성 평가역량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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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금융감독원 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담보대출 잔액(가계·기업 합산)은 981조584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원화대출에서 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0.0%로, 전년(59.0%)보다 1.0%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보증대출 비중은 18.3%에서 18.0%로 0.3%포인트 하락했고, 신용대출 비중도 22.7%에서 22.1%로 0.6%포인트 줄었다.
담보대출 가운데서는 부동산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5대 은행의 부동산담보대출 잔액은 937조3623억원으로, 전체 담보대출의 95.5%를 차지했다. 전년(95.7%)과 비교하면 0.2%포인트 소폭 낮아졌는데, 증시 활황 영향으로 유가증권 담보대출 비중이 1.4%에서 1.7%로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각 은행들은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따라 지난해부터 주담대 등 가계 담보대출 취급을 적극적으로 줄였다. 지난해 5대 은행의 주담대 증가폭은 33조1447억원으로 2024년 증가폭(48조5713억원)보다 15조원 넘게 감소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이 담보대출에 쏠려 있던 안전자산 위주의 영업 관행에서 벗어나 생산적 분야로의 자금 공급을 확대할 것을 적극적으로 독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대출 부문에서도 은행권의 담보 중심 관행은 이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5대 은행의 기업 담보대출 잔액은 586조2207억원으로 전년(571조2850억원)보다 약 15조원 늘었다. 기업 부문 총여신에서 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68.9%에서 69.1%로 0.2%포인트 높아졌다. 생산적 금융 취지에 맞춰 정부와 금융당국이 성장성 중심의 자금 공급 확대를 주문했음에도, 기업여신에서 담보 의존도는 오히려 더 커진 셈이다. 일부 은행의 경우 중소기업대출의 85~90%가량이 담보대출로 채워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은 연체율 상승에 따른 건전성 부담과 자본비율 관리 차원에서 담보대출 비중을 단기간에 크게 줄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78%,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63%로 각각 전년 대비 0.14%포인트, 0.03%포인트 상승했다. 대출 상환 여력이 떨어지는 차주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자산 건전성을 지켜야 하는 은행들의 담보대출 선호가 더욱 강해졌다는 얘기다.
위험가중치가 높은 신용대출을 적극 늘리기 어려운 구조적 요인도 있다. 은행들은 CET1(보통주자본비율)을 방어하기 위해 RWA(위험가중자산)를 일정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는데, 고환율 장기화에 따른 부담과 기업대출 확대 기조가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위험가중치가 낮은 담보대출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말 기준 5대 은행의 RWA는 1010조6975억원으로 1000조원대를 넘어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대출은 주담대보다 기본적으로 위험가중치가 높게 적용돼 증가폭이 커지면 자본비율에 부담이 된다"며 "그나마 담보대출을 통해 기업여신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인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연구실장은 "담보 중심의 대출심사 관행이 고착화된 상황에서는 기술력과 무형자산 기반의 신용평가 및 대출 실행 경험이 충분히 축적되기 어렵다"며 "금융기관이 자체적인 사업성 평가 역량을 키워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