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번째 '4.5세대 전투기 개발국' 진입
인니 수출 확보… 중동 등 확장 기대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양산 단계에 진입하며 국내 항공우주 산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개발 착수 이후 10년 6개월 만에 출고되는 양산기다. 우리나라는 전투기 개발부터 생산까지 독자 수행이 가능한 국가 반열에 올라섰다. |
◇'KF-X' 20년 숙원… 표류 끝 결실
KF-21 체계개발사업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늦어도 2015년까지 첨단 전투기를 자체 개발하겠다"고 밝히며 시작됐다. 이후 'KF-X' 사업으로 추진됐지만, 7차례 타당성 조사와 10년 넘는 정책 지연을 겪으며 장기간 표류했다.
본격적인 개발은 2015년 체계개발 착수 이후에야 궤도에 올랐다. 총사업비만 16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이 과정에서 국내 방산·항공 산업 전반이 참여하는 협력 체계가 구축됐다.
체계 종합을 맡은 KAI를 중심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엔진·무장), 한화시스템(항전), LIG넥스원(유도무기) 등 주요 방산 기업이 참여했고 6만4500여 명에 달하는 연구·생산 인력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ESA 레이더, 적외선 탐지추적장비(IRST), 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EOTGP), 통합 전자전장비(EW Suite) 등 핵심 항전 장비를 국산 기술 기반으로 확보하며 기술적 난제를 돌파했다. 현재 KF-21의 국산화율은 약 65% 수준이다.
◇국산 기술 집약… '진화형 플랫폼' 경쟁력 확보
KF-21은 최대 마하 1.8의 속도와 7.7t의 무장 탑재 능력을 갖춘 4.5세대 전투기다. 공대공 미사일 미티어(MBDA), AIM-2000 등을 운용할 수 있다. 또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장거리 공대지 순항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진화적 개발 구조'가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초기에는 스텔스 성능이 제한된 형태로 운용되지만, 향후 내부 무장창 탑재와 스텔스 성능 개선을 통해 5세대 수준으로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공군은 2026년 하반기부터 KF-21을 실전 배치하고 2028년 초도 양산 모델 40대를 우선 도입한다. 이후 공대지 타격 능력을 개선한 모델 80대를 2029~2032년 사이 추가한다. 총 120대를 도입해 노후 F-4·F-5 전투기를 완전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인니 교두보 삼아… 중동·유럽 '수출 본격화' 기대
전력화와 동시에 KF-21은 수출 시장 진입에도 나선다.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가 첫 수출국으로 유력하다. 약 16대 규모 도입이 예상된다.
중동과 유럽에서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폴란드, 필리핀 등이 잠재 고객으로 거론된다. 이 가운데 UAE는 지난해 11월 한국과 150억달러 규모의 방산 협력 프레임워크를 체결해 단순 도입을 넘어 공동 생산과 기술 이전까지 포함한 전략적 협력 모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F-21이 가격 대비 성능 경쟁력과 운용 유연성을 앞세워 기존 미국·유럽 중심 전투기 시장의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다수 관계자는 "KF-21은 단순 전투기 개발을 넘어 한국 항공산업이 설계·생산·수출까지 이어지는 역량을 확보했다는 의미"라며 "향후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경쟁 구도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