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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51%룰, 코인산업 갈라파고스 규제… 입법 재검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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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희 기자

승인 : 2026. 02. 26. 17:49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 점검 토론회
은행 중심 구조 합리적·건전성 장점
과잉규제 땐 글로벌 성장 뒤처질 것
리스크 관리 등 기술 인프라 더 시급
임종인 디지털자산정책포럼 대표(왼쪽 여섯 번째) 및 산업, 학계 등 인사가 26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 방향 점검 토론회'에서 기념 촬영 하고 있다./김윤희 기자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 중심으로 제한하려는 '은행 지분 51% 룰'이 국내 산업 경쟁력을 약화하는 갈라파고스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온체인 담보 공개와 스마트 계약 기반의 기술 인프라 구축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에서다.

26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 방향 점검 토론회에서 이종섭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2단계 입법 과정에서 은행과 핀테크 간 경제학적 협업 모델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은행은 예금 담보 제공과 유동성 안전망, 초기 신뢰 기반 구축 역할을 맡고, 핀테크는 온체인 인프라를 제공해 기술 혁신과 글로벌 확장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은행 중심 지배구조가 감독과 집행 측면에서 분명한 장점을 갖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은행을 통한 감독·통제가 가능하고, 위기 시 신속한 의사결정과 유동성 지원 연결이 용이하며, 기존 규제 체계 적용이 간편하다는 점에서 규제 당국 입장에서는 합리적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 지배구조의 구조적 한계도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방형 웹3 인프라와의 근본적 충돌 △은행이라는 보호막이 오히려 위험을 키울 수 있는 역설 △미래 규제 방향과의 장기적 공존 가능성 부족 등을 문제로 꼽았다.

이 교수는 "한국은 채권시장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아 핀테크·스타트업이 독자적으로 지급준비금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스테이블코인 발행 초기에는 은행 예금 담보 중심의 단계적 출발이 불가피하고 현실적으로 합리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그는 5가지 기술 기반 규제 설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뢰 인프라 규제 및 실시간 담보자산 공개가 필요하다"며 "이후 자산 구성 규제: 100%, 자동 상환 스마트 계약이 우선시 돼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어 "중 장기적으로 당국이 모든 블록체인의 정보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 하고 리스크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체계가 구축될 경우 기존 금융에는 없던 새로운 형태의 규제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이 같은 제도가 지역 경제의 선순환을 촉진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예금 유입은 지방은행의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대출 여력을 확대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지역 기업 금융, 공장 자동화,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국제화와 자본시장 선진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해외 원화 수요에 대응하는 플랫폼 기업의 스테이블코인 참여를 촉진하면, 원화는 K-문화·경제의 국제화 흐름과 맞물려 온체인 금융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국제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한국적 현실을 존중하되, 중기에는 신뢰 인프라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는 코드 기반 감독 체계로 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은행 지분 51% 룰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을 앞두고 제도 설계 과정에서 지나치게 폐쇄적인 구조를 만들거나 국제적 정합성과 맞지 않는 규제를 도입한다면 국내 산업은 성장하지 못하고 글로벌 표준과 동떨어진 '섬'이 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은행 지분 51% 룰이 정말 안전을 보장하는가에 대해서도 의문"이라며 "은행 중심 구조가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에는 일리가 있지만, 지분 구조가 곧 안전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의 본질적 안전성은 준비자산 100% 이상 보유, 상환권의 명확한 보장, 투명한 공시와 외부 감사, 내부통제와 감독 체계에서 나온다"며 "지분 51%라는 형식적 기준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 요건이 제대로 작동하는지가 핵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은행 51% 룰이 혁신 주체의 참여를 가로막고 민간의 기술과 플랫폼 역량을 배제한다면, 그 결과는 안정이 아니라 정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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