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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규제 논쟁…“원사이즈 규제 해법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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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기자

승인 : 2026. 02. 2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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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 제한(15~20%) 규제가 산업 특수성과 시장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거라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이미 형성된 시장에 지분 규제를 소급 적용할 경우 헌법적 논쟁 여지도 존재한다.

24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된 '디지털자산 거래소 지분 규제에 대한 정책 심포지엄'에서 김윤경 인천대학교 동북아국제통상물류학부 교수는 "원 사이즈 규제는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며 "투자자 보호와 시스템 안정성 강화가 기본 전제지만, 소유 구조 획일화가 최적의 해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디지털자산 TF가 입법 추진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사업자 정의, 시장 진입, 행위 규제, 디지털자산 발행 및 유통 규율 등 시장 생태계 전반을 포괄하는 법안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 보유를 15~20% 수준으로 제한하는 규제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김윤경 교수는 해당 규제에 대해 "기업의 장기 투자 전략을 왜곡하고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 의사결정에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라며 "경영권 분쟁 가능성 확대, 책임 경영 약화 등 부작용도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ATS)의 소유 분산 기준을 가상자산 거래소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김 교수는 "증권거래소는 자원 배분과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시장 인프라인 반면, 가상자산 거래소는 디지털자산 유통 플랫폼 성격이 강하고 매매 중개 기능이 결합된 구조라는 점에서 본질적 차이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또 가상자산 거래소는 글로벌 거래소와 경쟁하는 시장에 놓여 있으므로 단일 상장 중심의 증권시장과 동일한 규제 틀을 적용하기는 어렵다.

이어 발표한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가상자산 거래소 소유 규제의 가장 큰 쟁점으로 '이미 형성된 시장에 대한 소급 적용 가능성'을 꼽았다. 김 변호사는 "가상자산 시장이 이미 10년 이상 형성된 상태에서 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백지 상태에서 제도를 설계하는 것과 전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대주주 지분 제한이 도입될 경우 기존 대주주에게 일정 기간 내 지분 처분 의무가 부과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사실상 소급입법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헌법상 소급입법 금지 원칙에서는 기존 사업자가 해당 규제를 예견할 수 있었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 된다. 김 변호사는 "가상자산 시장 형성 이후 오랫동안 지분 제한 논의가 존재하지 않았고, 지난해 말 논의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지분 규제 가능성이 없었다"며 예견 가능성이 낮았다고 분석했다.

지분 규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도 검토해야 한다. 대형 거래소의 경우 기업가치가 높아 매수자가 제한적이고, 중소 거래소는 경영권 없는 지분 매각이 어려워 사실상 라이선스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 김 변호사는 "중소 거래소의 경우 지속적인 적자 구조에서 경영권 없는 지분을 매수할 유인이 부족하다"며 "규제 도입 시 사업 철수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김 변호사는 소유 규제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을 충족하는지 여부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절성, 피해 최소성, 법익 균형성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우선 가상자산 거래소가 공공 인프라 기관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선행돼야 한다.

거래소는 은행과 같은 대출 기능을 수행하지 않아 사금고화 우려가 상대적으로 낮고, 운용 수익 역시 대주주가 아닌 회사에 귀속되는 구조이므로 단순히 지분 제한만으로 수익 분산이 된다고 볼 수 없다. 또 가상자산 거래소는 글로벌 거래가 가능하고, 증권시장과 달리 자금 조달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동일한 공공 인프라 기관으로 보기는 어렵다.

마지막으로 김 변호사는 소유 규제 대신 신규 원화마켓 진입 허용 등 경쟁 촉진 정책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거래소 수가 늘어나면 시장 경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지배력 집중 문제가 완화될 수 있다"며 "가상자산 사업자를 금융 인프라로 전제하고 규제를 설계하는 것은 산업 현실과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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