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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한 치 앞 못보는 교통정책, 미래지향적 기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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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현 기자

승인 : 2026. 02. 13. 09:59

이철현
이철현 건설부동산부 차장
국토교통부가 연내 코레일과 SR을 통합한 단일 철도 공기업 출범을 목표로 공청회를 여는 등 구체적인 행보에 나섰다. 그간 통합 논의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번번이 무산된 바 있어 이번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최근 국토부의 움직임은 이전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는 평가도 있다.

국토부는 오는 25일부터 수서역에서 SRT를, 서울역에서 KTX를 각각 탑승할 수 있도록 코레일과 SR의 교차 운행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시범사업 기간에는 운임을 10% 할인해 적용한다는 점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역에서 SRT를, 수서역에서 KTX를 볼 수 있는 장면이 현실화된다.

이 같은 조치는 단순한 서비스 확대를 넘어 통합을 염두에 둔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두 운영사와 열차 브랜드의 경계를 점차 흐리며 이용자 인식을 변화시키려는 전략 아니냐는 분석이다. 그만큼 통합에 대한 국토부의 의지가 강하다는 방증으로도 읽힌다.

다만 정책의 일관성 문제는 여전히 논란이다. 정부는 10년 전 철도 경쟁체제를 도입하며 서비스 개선과 효율성 제고를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이제는 다시 통합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교통정책이 정권 기조에 따라 변화해 온 전례를 감안하면 이번 결정 역시 장기적 관점에서 충분한 검토가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통합이 국내 철도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단일 운영체제로의 회귀가 효율성을 높일지, 아니면 경쟁 동력을 약화시킬지는 보다 구체적인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국민 입장에서 10% 운임 할인은 분명 체감도 높은 조치다. 그러나 이는 시범사업 기간에 한정된 혜택이라는 점에서 지속 가능성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만약 통합 지지 여론을 확보하기 위한 한시적 조치라면 정책 신뢰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토부는 이용 편의성 확대를 통합의 명분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공개된 내용은 일부 좌석 공급 확대와 교차 운행에 그친다. 이것이 철도산업 구조 개편이라는 중대한 결정과 맞바꿀 만큼 충분한 정책 효과인지에 대해서는 보다 폭넓은 논의가 필요하다.

철도정책은 단기적 편의성보다 산업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할 영역이다. 통합이 최선의 선택인지, 혹은 또 다른 실험에 그치는지는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판단해야 할 시점이다.
이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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