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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E 확대 기조에도… 해외 기업들 韓해상풍력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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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기자

승인 : 2026. 02. 05. 17:59

국내 공기업 참여 '배점 확대' 영향
공공주도 대형사업 수주이탈 가속
베스타스 목포공장 건설계획 연기
"시장 투자매력 충분한 설명 필요"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 침체와 정부의 국내기업 보호 정책에 외국 기업들의 한국 시장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에도 불구하고 공공주도 대형 사업을 수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외국 기업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주요 해상풍력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은 덴마크의 베스타스·COP·CIP, 노르웨이의 에퀴노르, 싱가포르의 에퀴스·뷔나에너지, 독일의 RWE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신안우이와 완도금일 해상풍력 사업에 대형 풍력 터빈을 제작 공급할 예정인 베스타스는 아시아 시장의 물량 공급 기지로 전남 목포시에 제작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었지만, 지난 12월 건설 계획을 연기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글로벌 시장과 마찬가지로 아시아태평양 시장도 침체기를 맞고 있고, 한국 공공주도 사업의 추가 수주 가능성 역시 낮아지자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핸릭 앤더슨 베스타스 회장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한국공장 건설과 향후 공공사업 발주 계획 등을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특정 기업에게 특혜를 줄 순 없다는 입장만을 확인한 채 진전 있는 협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기업들에게 한국 시장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 가장 큰 이유로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해상풍력 경쟁입찰 로드맵이 거론된다. 해당 로드맵에는 비가격 지표 평가에 안보 영향, 국내 공급망 기여, 국내 공기업 참여 등의 배점을 확대해 국내기업 및 공공기관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 결과 지난해 상반기 고정식 해상풍력 경쟁 입찰에서 공공주도형 4개 사업자는 모두 선정된 반면, 외국 터빈을 사용하겠다고 밝힌 사업자들은 모두 입찰에서 배제됐다. 국내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한다는 명분이었지만, 이후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 시장 이탈을 가속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울산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했던 에퀴노르도 지난달 신재생에너지공급서(REC) 매매 계약 체결이 끝내 불발되면서, 향후 5년 동안 입찰 참여가 제한되는 불이익을 받게 됐다. 계약을 맺지 못한 이유는 역시 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국내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사업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프로젝트 중 유일하게 고정가격계약 경쟁에 성공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던 에퀴노르가 이탈하면서, 올해 입찰을 준비 중인 나머지 사업들 역시 현재로선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글로벌 기업들의 이탈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해상풍력 생태계 보호도 중요하지만 아직 성숙 단계에 접어들지 못한 한국 시장에는 선진 기술과 안정적인 시스템의 벤치마킹이 필수라고 지적한다.

해상풍력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공공 프로젝트가 무너지면 그 파급 효과가 전체 공공사업을 흔들 수 있다"며 "국내 입찰 시장에 대한 투명성과 투자 매력도를 글로벌 기업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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