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연합 |
대통령의 의도는 이해 못 할 바 아니다. 다주택 매물이 시장에 나오게 해서 가격 안정화를 꾀하고 불로소득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정책 의지를 명확히 한 것이다. 그렇지만 대통령의 발언이 힘을 받으려면 몇 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우선, 공직자들의 솔선수범이 필요하다. 공직자에는 이재명 정부의 고위직 공무원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 인사도 포함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국무총리와 부처 장관, 청와대 수석급 이상 고위 공직자 34명의 재산 신고 내역을 분석한 결과,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2채 이상의 주택을 소유한 공직자는 총 9명이다. 전체의 26.5%다. 민주당 의원 165명 중 다주택자는 25명이다. 국무위원 중에는 집을 3채 이상 소유한 장관들이 있었고 청와대 참모 중에는 7채를 보유한 이도 있다. 다주택 중과 유예 조치가 종료되는 오는 5월 9일까지는 해당 공직자들이 다주택을 처분해 행동으로 정책을 뒷받침해야 한다. 정책 설계자들이 움직이지 않는데 누가 정책을 믿겠는가.
경실련도 지난달 청와대 고위공직자 부동산 현황 발표에서 "공직자가 다주택을 보유한 채 집값 안정을 주장하면 국민 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과거 문재인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정책 실패는 반면교사다. 2020년 7월 노영민 당시 비서실장이 "청와대 참모는 1주택을 제외하고 모두 처분하라"고 권고했으나 김조원 당시 민정수석이 주택 매각 대신 사퇴를 택해 '직보다 집'이라는 신조어까지 낳은 바 있다.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역시 퇴임 시까지 2주택을 유지했다.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 수 있도록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전세 낀 갭투자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다주택자가 전세 놓은 집을 팔고 싶어도 세입자를 내보내지 않는 한 팔 수 없게 돼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때 강화된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세입자를 강제로 내보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아 팔릴 수 있도록 제도도 손보지 않고 주택 매도를 압박해 봐야 실효가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