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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범 성균관대 총장 “628년史 역량 삼아 기업가 정신으로 ‘창조하는 대학’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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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은 기자 | 안정환 기자

승인 : 2026. 01. 14. 18:03

[인터뷰] 유지범 성균관대학교 총장
AI는 학습 대상 아닌 도구로 활용
유연한 학습 환경·맞춤형 지원 필수
새로운 가치 만드는 도전정신 필요
지식 전수 넘어 변화 선도 이끌어야
서울·경기 잇는 혁신벨트의 중심축
지역 균형 발전 성공모델 제시할 것
유지범 성균관대학교 총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에서 진행된 본지와 인터뷰에서 "2026년 신년사를 통해 성균관대가 '따라가는 대학'에서 '창조하는 대학'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분명한 방향을 제시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hoon79@
유지범 성균관대학교 총장은 "성균관대는 628년의 역사 위에 기업가 정신을 핵심 역량으로 삼아 '창조하는 대학'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총장은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진행한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 전환 시대에 대학은 지식을 전달하는 조직을 넘어 미래 가치를 설계하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유 총장은 이번 비전의 핵심으로 '기업가 정신'을 꼽았다. 이는 단순한 창업 기술이 아닌 기존의 틀을 깨고 문제를 발견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도전 정신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성균관대가 변화에 뒤따르는 대학이 아니라 변화의 방향과 의미를 설계하는 대학이 되도록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유 총장은 또 '인의예지(仁義禮智)'의 덕성과 첨단 과학기술의 결합을 성균관대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서구 문명의 근간에 영국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교가 있다면, 동양에는 600년 넘게 국가의 지성을 책임져 온 성균관대학교가 그 역사적 궤를 같이하고 있다. 1398년 건학된 성균관대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서양의 고대 대학들과 함께 인류 교육사를 지탱해 온 핵심 축으로 평가받는다. 조선의 세종대왕은 성균관의 운영을 총괄하며 전폭적으로 지원했고, 당시 세종의 적장자이자 조선의 왕세자였던 문종은 성균관에 입학해 수학하기도 했다. 한국 유학의 거두 퇴계 이황은 성균관의 수장인 대사성(大司成)을 역임한 '대표 교수'였고, 율곡 이이는 성균관 '수석 장학생'의 표상으로 남아있다. 다음은 유 총장과의 일문일답.

- 2026년 신년사를 통해 성균관대학교의 핵심 비전을 선포했다. 그 방향성과 이를 실행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저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성균관대가 '따라가는 대학'에서 '창조하는 대학'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를 위한 핵심 역량이 바로 '기업가 정신'이다. 여기서 말하는 기업가 정신은 단순한 창업 기술이나 사업화 교육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존의 틀을 깨고,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담대한 도전 정신 그 자체다. 2026년부터는 교육과정 전반에 기업가 정신 교육을 본격적으로 확산하고, 학생과 연구자의 도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다."

- AI 전환 시대에 대학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AI 시대는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닌 산업과 사회 전반에서 사고방식과 학습 구조 자체가 바뀌는 '전환의 시대'다. 여기서 대학은 더 이상 지식을 전달하거나 전공의 경계를 유지하는 조직으로 남아서는 안 된다. 최근 성균관대의 가장 큰 화두는 AI를 무엇에 접목할 수 있을까, 기존 강의 위주 수업을 탈피해 새로운 교육 방법을 도입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다. 학생들이 AI를 '배우는 대상'이 아니라 실제 문제 해결의 도구로 활용하도록 유연한 학습 환경과 맞춤형 지원을 바탕으로 스스로 탐구하고 선택하며 성장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성균관대는 학생 선택권 확대와 자기주도 학습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새로운 방향의 교육을 선도할 계획이다.

동시에 대학은 AI가 답하지 못하는 질문을 던지는 곳이어야 한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인간의 가치, 윤리, 사회적 책임에 대한 성찰은 더욱 중요해진다. 600년 넘게 이어온 성균관의 전통은 AI 시대에 이러한 근본적 질문을 다루는 데 있어 중요한 자산이다."

- '기업가 정신'을 강조한 이후, 최근 창업지원단이 3년간 매출 880억원이라는 성과를 발표했다. 어떤 의미가 있나.

"지금 대학은 지식을 전수하는 곳을 넘어 변화를 선도하는 '창조하는 대학(Creating University)'으로 진화해야 한다. 그 변화의 핵심 동력이 바로 '기업가 정신'이다. 지난 3년간 우리 대학이 141개 기술창업 기업을 발굴해 매출 880억원을 달성한 것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대학 연구실의 원천 기술이 상아탑에 머물지 않고 시장과 사회로 확장됐다는 증거다. 우리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2027년까지 매출 2조2000억 원, 신규 고용 3300명 창출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성균관대가 배출한 기업들이 지역 경제를 살리고 국가 신산업의 핵심 동력이 되는 것, 이것이 제가 그리고 있는 대학의 미래다."

- 성균관대가 취업률 1위라는 기록을 10년째 이어오고 있는데 그 비결은.

"대학알리미를 통해 지난해 공시된 '2024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에서 올해 성균관대의 취업률이 71.3%로, 3000명 이상의 정원을 가지고 있는 대학 중 1위다. 특별한 노하우라기보다는 성균관대 학생들이 전문성 등에 있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높게 나타나는 것이다. 동시에 유지 취업률도 높다(2024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 기준 89.2%). 이것은 취업 후 일정 기간 이상을 취업 상태를 유지할 경우에만 인정이 되는 것인데, 성균관대 학생들이 무엇을 하든지 간에 최선을 다해서 성실하게 일을 하는 인의예지의 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유지범 성균관대총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에서 진행된 본지와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 최근 자연과학캠퍼스에 E센터와 CNS센터가 완공됐는데 이들을 소개하자면.

"E센터는 Engineering(공학), Energy(에너지), Ecosystem(생태계)의 머리글자를 따서 명명된 건물로, 첨단 공학을 기반으로 미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산학협력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공간이다. CNS센터는 국내 제약 산업을 선도하는 유한양행과의 협력의 결과물로, 뇌과학과 중추신경계 분야를 중심으로 바이오 신약의 초격차 연구가 이곳에서 수행될 것이다. 두 공간을 합쳐 1만4750평 정도 규모로 본교에서 가장 큰 연구 공간이다."

- 바이오와 배터리 분야 전문 학과가 2026학년도에 신설되며 이에 대한 관심도 크다.

"성균관대는 국가 전략 산업인 배터리와 바이오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배터리학과와 바이오신약·규제과학과를 신설했다. 배터리학과는 미래 배터리 산업의 혁신을 이끌 전문적인 기술 리더를 키워내기 위함으로, 이를 실현하기 위해 삼성SDI와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채용 연계 프로그램도 구성했다. 바이오학과는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시장 진출을 완성할 신약 개발·규제 과학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한 것이다. 신약 개발은 고도의 기술력뿐만 아니라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는 인허가와 안전성 평가, '규제 과학'에 대한 전문성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기획부터 임상, 그리고 최종 인허가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실전형 커리큘럼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사업인 RISE 사업에서 서울·경기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성균관대는 서울시와 경기도의 RISE 사업에서 모두 압도적인 성적으로 선정되며, 연간 93억원, 5년간 모두 465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성균관대는 서울·경기 두 캠퍼스의 특성을 살려 지자체와 투 트랙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서울 인문사회캠퍼스는 AI, 핀테크, 문화, 서비스 중심의 사업을 담당하고 수원 자연과학캠퍼스는 반도체·2차전지·AI·소재부품·바이오·양자기술·제약 거점을 구축한다. 성균관대는 서울과 경기를 잇는 거대한 혁신 벨트의 중심축으로서 지역 균형 발전의 성공 모델을 제시할 것이다."
이하은 기자
안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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