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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시간’ 초유의 결심…尹 선고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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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연 기자 | 손승현 기자

승인 : 2026. 01. 14. 18:30

내란특검, 尹에 사형 구형
사형 폐지 국가로 '무기징역' 유력
인명피해 없는 점 감경사유 적용 가능
윤석열, '특검기소' 첫 재판 출석
윤석열 전 대통령/연합뉴스
32시간이라는 초유의 결심공판 끝에 윤석열 전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의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마주하게 됐다. 전직 대통령에게 사형이 구형된 것은 1996년 8월 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30년 만이다. 이제 남은 건 1심 선고뿐이다.

대한민국이 사실상 사형 폐지 국가인 점을 감안하면 '무기징역'이 가장 유력한 형량으로 거론된다. 다만 내란죄 성립 요건 중 '국헌문란의 목적'은 비교적 명확하지만, '폭동'에 해당하는지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인명 피해가 없었다는 점도 과거 신군부 세력의 쿠데타와 가장 큰 차이로 꼽힌다. 다만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계엄의 조기 해제는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 대응 때문이라고 인정한 만큼, 이를 윤 전 대통령의 감경 사유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조은석 내란 특검팀은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내란 특검팀은 12·3 비상계엄을 '반국가 세력에 의한 중대한 헌법 파괴 사건'으로 규정하며 비극적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과거 신군부 세력보다 엄정한 단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45년 만에 선포된 비상계엄의 이면에는 독재와 장기집권의 욕망이 자리하고 있었다는 게 특검팀 판단이다.

내란죄 구성 요건은 '국헌문란의 목적'과 '폭동' 두 가지다.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통해 헌법기관인 국회의 정상적인 기능을 불가능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계엄군의 국회 투입이 한 지역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폭행이나 협박에 해당하는지가 판단의 핵심 쟁점이다.

과거 사례도 중요한 비교 기준이다. 대법원은 사형이 구형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국회를 병력으로 봉쇄하고 국회의원 출입을 금지한 행위는 국회 권한을 불가능하게 한 국헌문란으로 판단했으며 비상계엄의 전국 확대 조치 역시 위협적 협박행위로서 폭동으로 인정됐다. 다만 무기징역이 선고된 데에는 6·29 선언을 통해 민주회복과 평화적 정권 교체의 단서를 제공한 점, 전직 대통령인 점 등이 참작됐다.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역시 '국회 무력화' 측면에서 국헌문란의 목적이 인정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민의 정치 활동을 제한하는 포고령을 선포한 것 자체가 명백한 국헌문란"이라며 "법원의 사형 선고 자체가 드물기 때문에 무기징역 정도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단순히 국회에 계엄군을 출동시킨 것을 넘어서 국회의장이나 여야 대표를 체포하라 지시한 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는 국회 전체를 무력화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며 "국회의원들이 계엄해제 의결을 못하도록 끌어내라는 지시 역시 사실로 확인되면 이것 역시 국회 무력화, 국헌 문란의 시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폭동' 요건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장 교수는 "과거 신군부 쿠데타와 달리 윤 전 대통령은 누군가를 압박하거나 끌어내린 게 아니라 자기 권한을 행사한 것이다"며 "신군부 쿠데타에 비하면, 이번 비상계엄 선포는 인명 사상, 재산 피해도 거의 없었고, 불과 몇시간 만에 계엄이 해제됐다. 강도가 훨씬 덜하다. 감경사유로 적용된다면 무기징역에서 더 형량이 깎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봤다.

반면 한 교수는 폭동과 국헌문란 개념을 보다 폭넓게 해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과거보다 훨씬 민주화된 사회를 전제로 한다면, 폭동이나 국헌 문란의 개념 역시 완화된 기준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내란의 수단으로 비상계엄이라는 군사 동원 체제를 선택한 것 자체가 폭동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또 "인명 피해가 없었던 것은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 대응때문이며, 이는 헌법재판소 판단에서도 확인된 바"라며 "계엄이 비교적 빠르게 해제됐다고 해도 2차 계엄까지 검토된 정황을 고려하면 내란을 하겠다는 의도와 고의성은 계속 유지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 번도 반성하거나 계엄 시도를 거둬들인 적이 없는 만큼, 내란 행위는 계속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계엄의 빠른 종결을 감경 사유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윤 전 대통령 측의 '대국민 경고성 계엄' 주장에 대해서도 법조계의 반응은 냉담했다. 장 교수는 "헌법재판소에서 비상계엄 선포의 위헌성을 인정해 탄핵 인용 결정이 나온 상태에서 이 같은 주장을 계속하는 건 무의미하다"며 "체포 지시 등 엇갈리는 주장을 입증하기 위한 설득력 있는 제3자 증언이나 객관적 물적 증거 등을 제시했어야 한다. 주장만 반복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 또한 "절차 흠결이나 영장 문제를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변론은 변호인단의 과시용 법기술일 뿐 피고인의 이익을 위한 게 아니다"며 "정작 왜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왜 국회의 활동을 막으려 했는지 등에 대한 합리적인 증거나 논리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김채연 기자
손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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