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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돈 빠지자 ‘시간 늘리기’ 꺼낸 거래소…유동성 해법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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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기자

승인 : 2026. 01. 14. 18:07

해외투자 과열 경고 속 오전 7시 개장 추진
증권업계 “비용·인력 부담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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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연합뉴스.
금융당국이 해외 주식 투자와 외화 금융상품 쏠림 현상에 대해 경고음을 낸 가운데 한국거래소가 거래시간 연장을 통한 국내 자본시장 유동성 회복에 나선다. 해외로 빠져나간 투자 자금을 국내로 되돌리기 위한 제도적 대응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노무 부담과 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 13일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및 투자 편의 제공을 위한 프리·애프터마켓 개설' 방안을 공개하고 2027년 12월을 목표로 24시간 거래체계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단계로는 정규시장 전후 거래를 포함한 12시간 거래체계를 도입하고, 증시 개장 시간을 오전 7시로 앞당길 계획이다.

이번 방안은 금융감독원이 최근 해외 주식 투자 확대에 따른 환율 변동 손실 위험을 경고하며 국내 자본시장으로의 자금 환류 필요성을 강조한 흐름과 맞물린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시장상황 점검 회의에서 "해외 자산 가치 상승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해외 투자와 외화 금융상품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며 사전적 투자자 보호 강화를 주문한 바 있다.

거래소가 제시한 거래시간 연장 배경에는 글로벌 거래소 간 유동성 경쟁 심화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 NYSE Arca는 이미 하루 16시간 거래를 운영 중이며 하반기에는 나스닥과 함께 24시간 거래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런던거래소와 홍콩거래소 역시 24시간 거래체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거래소는 이 같은 움직임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개인투자자 자금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보관금액은 2025년 말 기준 약 250조원 규모로, 국내 시장 유동성이 구조적으로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거래소는 미국 시장 종료(오전 6시) 직후 국내 시장을 개장함으로써 글로벌 시황을 신속히 반영하고, 국내외 투자자의 거래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우선 거래시간 확대에 따른 인력 운영 부담과 근무 여건 악화를 문제 삼고 있다. 거래소는 전국 지점 주문을 제한하고 본점과 홈트레이딩시스템·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HTS·MTS) 주문만 허용해 노무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점 주문을 막는다고 해도 프리·애프터마켓 운영을 위한 리스크 관리와 고객 대응 인력은 필요하다"며 "특히 중소형사는 인력과 비용 부담을 동시에 떠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프리·애프터마켓 도입 시 정보기술(IT) 시스템 추가 개발과 유지 비용이 불가피한 데다 인버스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역할 확대 여부도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거래소는 정규시장 외 시간에는 ETF LP 참여를 선택 사항으로 두고 IT 개발 부담을 줄이기 위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체감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사는 선택적 참여가 가능하겠지만 시장 전체 유동성을 유지하려면 결국 일부 부담이 특정 증권사에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거래시간 연장이 실제로 유동성 회복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거래량이 분산될 경우 오히려 시장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고 개인투자자의 단기 매매가 늘어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제도 도입 과정에서 업계 의견을 수렴하며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해외 투자 쏠림과 국내 시장 공동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거래시간 연장이 국내 자본시장의 유동성 회복 카드로 작동할 수 있을지는 향후 시장 반응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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