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3일 안보회의 소집, 군사·사이버·스타링크 지원 검토
WP "정당성 잃은 좀비 정권...이번 시위, 과거와 달리 정권에 위기"
|
인권 단체들은 11일(현지시간) 사망자가 500명을 넘어섰다고 집계했으며, 이란 당국의 인터넷 차단 속에서 '학살'이 자행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3일 고위 참모진과 만나 군사 타격과 사이버 공격, 위성 인터넷 지원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대응 옵션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은 이번 시위가 과거와 달리 이란 신정 체제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근본적인 위기'라고 진단하며 사태의 엄중함을 전하고 있다.
|
미국 기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이날까지 시민 490명, 보안군 48명 등 모두 538명이 사망했으며 1만60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밝혔다고 AP·로이터통신·WSJ 등이 보도했다. HRANA가 전날 발표한 사망자 수는 116명이었는데, 하루 만에 약 5배로 늘어난 것으로 발표한 것은 점점 확산되는 시위에 대해 이란 정권이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WP는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이란인권센터(CHRI)를 인용해 사태의 참혹함을 전했다. CHRI는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병원들이 부상자로 넘쳐나고, 혈액 공급이 부족하며 시신이 쌓여가고 있다고 보고했다. WP는 "신뢰할 만한 보고들은 정부가 인터넷을 차단한 이후 수백 명의 시위대가 사망했음을 시사한다"고 전하며, 인권 단체들이 현재 상황을 '학살(massacre)'이 벌어지고 있는 단계로 규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자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13일 안보 관련 참모들로부터 이란 시위 대응을 위한 구체적인 옵션을 보고받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회의에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댄 케인 합참의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시위에 대응할 구체적인 옵션들에 대해 보고받을 예정"이라며 논의될 대책에는 군사·사이버·경제적 조치가 모두 포함된다고 전했다.
먼저 이란의 군사 및 민간 시설을 겨냥한 비밀 사이버 무기(secretive cyber weapons) 배치가 거론된다. 아울러 이란 정권의 인터넷 차단을 무력화하기 위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스타링크 단말기를 지원하는 방안이 논의된다.
WSJ는 "논의 중인 한 가지 옵션은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 들어 처음으로 스타링크 단말기를 이란에 보낼 가능성"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란 이슬람 정권에 대한 추가 제재와 함께 직접적인 군사 타격 가능성도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
다만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며, 국방부도 잠재적인 군사 작전을 위해 병력을 이동시키지는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며칠 동안 이란 타격 옵션에 대한 보고를 받았으며, 아직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NYT는 특히 군사 공격이 보복을 부르고, 이란 사회를 외부의 적 앞에 결집시킬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
|
WP는 이번 시위가 2009년 '녹색 운동'이나 2022년 '히잡 시위'와는 질적으로 다르며, 이란 이슬람 정권 수립 이래 가장 큰 위기에 봉착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WP는 이번 시위가 정권에 치명적인 이유와 관련, 먼저 정당성의 완전한 붕괴를 꼽았다. 경제 파탄과 억압 통치로 인해 대중의 분노가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압바스 밀라니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현 상황의 특징은 정통성의 심각한 붕괴와 체제 교체에 대한 국민의 요구 증가"라고 평가했다.
이어 공포의 약화가 거론된다. 과거 권위주의 시스템을 유지하던 핵심 기제인 대중의 '공포'가 눈에 띄게 약해진 것이다. 세번째 특징은 외부 방어막의 상실이다.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 이란의 역내 대리 세력들이 약화됐고, 이스라엘의 정밀 타격으로 이란 내부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발리 나스르 미국 존스홉킨스대 중동학 교수는 WP에 "이슬람 공화국이 궁지에 몰려 있고(in a vise), 이란의 혁명은 이제 종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카림 사드자드푸르 미국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과 잭 골드스톤 미국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미국 시사매체 디애틀랜틱에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오늘날 좀비 정권"이라며 "정당성·이념·경제·최고 지도자들은 죽었거나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
|
이란 정권은 미국의 개입 움직임 등에 대해 즉각 반발하며 무력 대응을 경고했다.
개혁 성향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국영방송 연설에서 시위대를 겨냥해 "우리의 안보·국방기관이 단호하게 진압해야 할 것"이라고 엄단 의지를 밝혔다고 국영 프레스TV가 보도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소수의 폭도가 사회 전체를 혼란에 빠뜨리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 것이 우리의 더 중요한 의무"라며 "폭동과 공공장소 공격, 모스크 방화, 그리고 '신의 책(쿠란)'을 불태우는 행위 등은 모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계획이자 음모"라고 주장했다.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망상에 빠졌다"며 미국이 개입할 경우 "점령지(이스라엘)뿐만 아니라 모든 미군 기지와 선박이 우리의 합법적인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로이터 등이 전했다.
이란 의원들은 의회에서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 미 무력 개입 신중론...이스라엘, 개입에 선 긋고, 상황 주시
실제 미국의 개입에 대해 미국과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신중론이 제기된다. WSJ는 백악관 참모들 사이에서 "미국이나 이스라엘의 개입이 적대적인 외부 세력이 봉기의 배후에 있다는 이란 정권의 선전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도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도 직접적인 개입에는 선을 긋고 있다. 한 이스라엘 전문가는 "이스라엘은 이 일에 개입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는 내부적으로 이란의 문제"라고 말했다고 AP는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에서 시위대의 용기를 평가하면서 군사적으로는 방어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이스라엘군은 주말 사이 에얄 자미르 참모총장의 지휘로 수차례 상황 평가를 했다"며 "우리는 이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