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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의 분기 적자전환… 새 먹거리 고민 깊어지는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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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6. 01. 11. 17:30

美 관세·中 저가공세 '이중고'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094억
삼성 20兆 축배속 역성장 희비
로봇 등 미래 경쟁력 확보 숙제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9년 만에 받아 쥔 '적자' 성적표가 더 충격적인 이유는 전날만해도 삼성전자가 분기 20조원에 달하는 한국 경제사 최초 영업이익 대기록을 발표한 영향이 크다. '전자'라는 타이틀을 단 삼성과 LG 실적의 결정적 차이는 반도체 사업이 갈랐다. LG는 SK하이닉스의 전신인 'LG반도체'를 1999년 정부 주도 빅딜로 현대에 넘긴 이후 2021년 스마트폰 사업까지 접으면서 가전과 TV로 삼성과의 경쟁 영역을 좁혔지만 확실한 캐시카우는 아직 찾지 못한 상태다. 재계에선 본업인 TV와 가전에서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광모 회장이 '휴머노이드 로봇' 등 더 확실한 미래사업 경쟁력을 갖춰야 한단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LG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23조8538억원, 영업손실 109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4.8% 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7.5% 하락한 2조4870억원 수준이 예상된다. LG전자 연간 영업이익이 2조원대를 기록하는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단행한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긴 했지만, 중국의 추격과 각 국 보호무역 기조 속 영업환경이 나빠지고 있는 생활가전과 TV사업의 부진이 주 이유다. 통상 LG전자 전체 매출에서 생활가전과 TV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수준으로 높다. 또 미국의 관세 정책을 비롯해 저가·물량 공세로 입지를 키우고 있는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 영향권에 들어가 있어 수익성에 타격이 이어지는 실정이다. 
 
삼성전자 역시 생활가전과 TV 사업에서 부진을 피하지 못했지만, 스마트폰과 반도체 사업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역대 최고치인 20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와 관련해 류재철 LG전자 사장은 최근 CES 기자간담회에서 고성과 포트폴리오 전환을 통한 '수익성 기반 성장 구조 구축'을 올해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LG의 새 먹거리 찾기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결국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전제로 대규모 투자와 중장기 연구개발에 나서는 결정은 오너인 구 회장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게 재계 시각이다. 

현재 고성장세를 보이는 전장·냉난방공조 사업 등에 힘을 쏟고 있지만, 본업의 부진을 상쇄하기엔 부족한 상황이다. 
 
올해부터 로봇 시장 공략에 힘을 주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홈로봇 'LG 클로이드'를 최초 공개했다. 오는 2028년 35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전 세계 홈로봇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겠단 의지로 읽힌다. LG전자는 일찍부터 로봇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연구개발과 인수합병 등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해 왔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휴머노이드 등 로봇 사업 확대 관점에서 포트폴리오 변화로 올해 밸류에이션 상향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본업인 생활가전은 잇단 관세 정책에 사업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4월 1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6월에는 생활가전에 쓰이는 철강 파생제품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해 1분기 10%에 달했던 HS사업본부 영업이익률도 이 같은 여파에 3분기 5.6%까지 내려갔다. MS사업본부 부진은 더욱 뚜렷하다. 지난해 1~3분기까지만 5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냈다. 4분기에도 20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이 예상되는 등 '아픈 손가락'이 됐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과의 치열해진 경쟁 구도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LG전자의 글로벌 TV 출하량 점유율은 10.6%로 TCL(14.3%)과 하이센스(12.4%) 등 중국 기업에 밀렸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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