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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習 “올바른 편 서야”… 냉철한 현실 인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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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1. 07. 00:01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이 대통령 공식환영식 후 정상회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9년 만이다. 시진핑(習近平) 주석과의 양국 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 두 달 만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이 "한중 관계를 전면 복원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명할 만도 하다. 중국 측도 권력 서열 24위 내 정치국 위원 가운데 허리펑 부총리, 왕이 외교부장, 차기 상무위원 0순위 천지닝 상하이 당서기 등 실세 3명이 이 대통령을 영접하는 등 '예우'했다.

이 대통령의 정상회담 모두 발언은 '한중 관계의 새로운 국면', '한반도 평화 위한 대안 모색', '번영과 성장의 토대 마련' 등 이상과 기대에 찬 단어들로 채워졌다. 그렇지만 시 주석은 달랐다. 그는 "현재 세계는 백 년 만의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고 있으며, 국제 정세는 더욱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한중 양국은 역내 평화를 수호하고 세계 발전을 촉진하는 데에 있어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으며 폭넓은 이익의 교집합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역사의 올바른 편에 굳건히 서서 정확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했다.

시 주석 발언의 핵심은 이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고 정확한 전략적 선택 하라'는 표현에 있다. 한마디로 언중유골이다. 시 주석과 중국 정부가 한국 측에 진정으로 말하고 싶은 속내가 담겨 있다. 확연한 패권 경쟁이 된 미중 갈등과 대만 문제로 인한 중일 갈등 국면에서 한국이 분명한 입장을 취하라는 압박과 다름없다. 은근한 협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중국이 항상 하는 말 중 하나라고 했지만 그렇지 않다. 시 주석은 '역사의 올바른 편'이라는 말을 신년사나 정상회담에서 종종 썼지만, 한중 정상회담에서 공개적으로 이 표현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한다. 중국이 대만 문제 등과 관련, 한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더 높인 것이라고 보는 게 옳다. 미국 측이 요구하는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 지원이나 한국군의 참여 등에 대해 '선을 넘지 말라'는 경고의 성격이 있겠다. 우리로서는 지난해 중국이 미 조선업 재건을 지원하는 마스가(MASGA)의 상징이던 한화오션에 대한 제재를 시도한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위 실장이 회담 전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내실 있고 실질적인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북핵 문제에 대한 발표도 없었다. 대만 문제가 중국의 핵심 이익이라면 북핵 해결은 한국의 핵심 이익임을 밝히고 기록으로 남겼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애초 기대를 모았던 서해 구조물 문제 협의와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제도 추후 과제로 남았다. 경제·산업 분야에서 이룬 공감대와 협력 강화는 결코 작은 성과가 아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동맹을 '편의적으로' 이용하는 데다, 중국의 압박은 한층 노골화되고 있다. 정부는 중국의 속내에 대한 냉철한 인식 위에 동북아 정책을 입안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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