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메가박스 합병 선언…생존 위한 합종연횡 돌입
박찬욱 '어쩔수가없다', 위기의 한국 영화 체면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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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관객수 1억명 시대의 붕괴 = 지난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10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0월 누적 관객수는 850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5%(1810만명) 줄었다. 이 추세라면 코로나19가 휩쓸었던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고 2004년 이후 21년만에 연간 관객수가 1억명 미만으로 내려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 영화 누적 관객수의 감소 폭은 더 크다. 같은 기간 407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7%(2064만명)나 쪼그라들었다. 일례로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이었던 2020~2021년을 빼고 2012년부터 매년 한 두 편씩 배출됐던 1000만 흥행작도 올해는 자취를 감췄다. 한 제작자는 "경기 불황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등장으로 인한 관람 문화의 변화가 지금의 위기를 몰고 왔다"면서 "대기업 위주로 돌아갔던 한국 영화 산업의 구조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듯한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살림은 줄이면서 합치고, 식구는 내보낸다 = 복합상영관과 투자·배급사를 운영중인 롯데컬쳐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은 지난 5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합병을 선언했다.
합병 배경에 대해 두 회사는 극장·영화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지속성을 확보하고 각사가 확보한 지식재산권(IP)과 제작 노하우를 활용해 신규 콘텐츠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진짜 목적이 덩치를 줄인 뒤 외부 자본을 끌어와 당장의 경영 위기를 벗어나려 하는데 있다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여겨진다.
연장선상에서 롯데컬쳐웍스는 롯데시네마 지점 축소와 희망퇴직 실시를 병행하며 강도 높은 '다이어트'에 돌입했고, 메가박스중앙도 한때 본사 사무실이 있었던 성수점 등 올 한해에만 지점 5곳의 문을 닫았다. 극장 업계 '맏형'인 CJ CGV 역시 영화 마니아들의 아지트였던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점 등 무려 12개 지점의 간판을 내리고, 5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친 희망퇴직으로 인력을 감축하는 등 덩치를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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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한국 영화는 지난 5월 열린 제78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비공식 부문에 단 한 편의 장편도 초청받지 못했다. 한국 장편 영화가 이처럼 칸의 전 섹션에서 단 한 편도 상영되지 않기는 1999년 이후 26년만으로, 산업적 위기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현 주소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