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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붕괴사고 발생 엿새 간 ‘묵묵부답’ HJ중공업…주가 방어·수주 경쟁력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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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5. 11. 12. 17:35

이번 사고로 근로자 7명 매몰…5명 사망·2명 실종
HJ중공업, 대표 명의 사과문 등 공식 입장 없어
공시 의무 위반 피하기 위한 형식적 공시뿐
일주일새 주가 16% 하락…수주 경쟁력 약화 불가피
울산화력 남은 매몰자 2명 구조 총력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 엿새 째인 12일 오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5호기 주변으로 중장비를 동원한 매몰자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사고 매몰자 7명 중 사망자는 5명이며 나머지 2명은 여전히 매몰 상태다./연합뉴스
HJ중공업 건설부문(이하 HJ중공업)이 시공을 맡은 울산 복합화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한 지 엿새가 지났지만, 회사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연초부터 이어진 대형 산업재해로 안전사고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다른 건설사들이 사고 발생 시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잇따라 내놓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업계에선 김완석 건설부문 대표의 책임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울산 북구 복합화력발전소 공사 현장에서 거푸집 구조물이 무너지며 근로자 7명이 매몰됐다. 이 가운데 5명이 사망했고, 2명은 여전히 수습되지 않았다. 특히 1명의 근로자는 아직까지 위치조차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J중공업은 사고 이후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거나 김완석 대표 명의의 입장문을 내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연초 현대엔지니어링을 시작으로 포스코이앤씨, GS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 등 주요 건설사 대표들이 사망사고 발생 직후 사과문을 발표했던 것과는 대조된다. 특히 포스코이앤씨와 DL건설 등은 도의적 책임을 이유로 수장을 교체한 바 있다.

HJ중공업이 사고 이후 내놓은 입장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시된 '중대재해 발생' 및 '생산 중단' 공시 두 건이 전부다. 이마저도 지난달 20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 관련 금융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한 ESG 평가 및 공시 개선 방안'에 따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내용이다. 사실상 공시 의무 위반에 따른 제재를 피하기 위한 형식적 조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가 경영진의 리더십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세계적인 조선업 호황 기대에 힘입어 HJ중공업은 지난해 4조7000억원의 수주 실적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성과를 냈지만, 이번 사고로 건설부문 전반의 신뢰도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특히 HJ중공업이 강점을 갖고 있는 공공공사 수주 경쟁력 약화도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 근절'을 국정 핵심 과제로 내세우며 중대재해 발생 기업에 대한 제재 강화 의지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과징금 도입, 건설사 영업정지 요건 확대, 공공입찰 참가 제한 강화 등의 조치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사고 여파는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사고 발생 전날인 5일 HJ중공업의 종가는 2만5250원이었으나, 이날 종가는 2만1250원으로 불과 5영업일 만에 약 16% 급락했다.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 조선업 협력 기대감이 커지며 8월 초 8000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지난달 3만3000원대까지 치솟았던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낙폭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말 기준 224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한 건설부문을 이끌고 올해 상반기 8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대형 인명사고와 아쉬운 대처로 그간의 성과를 인정받지 못할 것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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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석 HJ중공업 건설부문 대표이사./HJ중공업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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