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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날 러시아군의 드론이 동부 드니프로의 9층 아파트를 강타해 주민 3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부상자 가운데는 어린이 2명도 포함됐다. 건물 일부가 무너지고 화재가 발생해 밤새 구조작업이 이어졌다. 북부 하르키우 지역에서도 에너지 회사 직원 1명이 폭격으로 숨졌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가 이날 새벽 458기의 드론과 45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그 가운데 406기와 9발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국 25개 지역이 타격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스비틀라나 흐린추크 우크라이나 에너지장관은 "공습 피해로 여러 지역의 전력이 차단됐다"며 "긴급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국영 에너지기업 센트레네르고는 "야간 폭격으로 열병합발전소가 또다시 멈췄다"며 "키이우·하르키우·도네츠크 지역 3개 시설이 피해를 봤다"고 전했다. 이 발전소들은 지난해 공격으로 파괴됐다가 복구된 곳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민간 전력망을 집중적으로 겨냥하는 것은 "전기를 끊어 난방과 수도를 막고, 추위를 이용해 국민을 굴복시키려는 시도"라며 "겨울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야간 공격이 "우크라이나군의 전력 공급시설과 군사 목표물을 정밀 타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드니프로 주택가의 참사처럼 민간 피해가 이어지며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전황은 동부 도네츠크 지역 포크로우스크 일대에서 가장 격렬하다. 러시아군은 포크로우스크와 인근 미르노흐라드를 포위했다고 주장했고, 북동부 하르키우 쿠피얀스크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을 포위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포크로우스크는 우크라이나 동부 방어선의 핵심 거점이자 '요새 벨트(fortress belt)'로 불리는 전략선의 일부로, 향후 전황은 물론 미국의 대(對)우크라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러시아가 핵실험 대비 계획 수립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도 30년 만에 핵실험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직후 나온 조치다. 타스통신은 "러시아 정부가 향후 핵실험 재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기술적·군사적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몇 주 사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의 에너지 기반시설을 거의 매일 공격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력망을 무력화해 민간 생활을 마비시키려 하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정유시설을 타격해 전쟁 자금원을 차단하려는 전략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7일 "러시아산 석유가 유럽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러시아의 석유 수출길을 끊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의 발언은 헝가리가 미국의 대러 제재에서 1년간 면제받은 직후 나왔다.
유럽연합(EU) 27개국 가운데 대부분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했지만,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여전히 송유관을 통해 수입을 이어가고 있다. 헝가리는 오히려 러시아산 비중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