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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 金 회동 거듭 제안…북핵용인 절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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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10. 27. 00:01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동하고 싶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을 또다시 '핵 보유국(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이라고 언급해 북한이 핵무기를 가진 현실을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미국이 북핵을 용인하고 유엔(국제연합)의 대북 경제제재를 완화 또는 해제하는 수순으로 가는 것은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된다. 북·미 정상이 6년 만에 다시 만나는 것은 남북관계 정상화의 마중물이라는 측면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어디까지나 완전한 북한 비핵화를 전제로 한 회동이어야 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기에 전, 백악관에서 김 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에게 "그렇게 하고 싶다"며 "그(김 위원장)는 우리가 그쪽으로 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김 위원장 측에 방한 일정을) 알려줬다"며 북한 측에 회동 의사를 전달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미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 안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방한 중 김 위원장과 비무장지대(DMZ)에서 만날 가능성을 묻자 "그가 연락한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며 거듭 회동 의지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2019년 판문점 '깜짝 회동'처럼 29~30일로 예정된 그의 방한 기간 중 북·미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은 미국과 대화하려면 핵 보유국(뉴클리어 파워)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에 열려 있느냐'는 질의에 "나는 그들이 일종의 핵 보유국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취임 당일인 지난 1월 20일과 3월에도 김 위원장을 '뉴클리어 파워'라고 지칭한 바 있다. 북한을 인도·파키스탄과 비슷하게 사실상의 핵 보유국 지위로 인정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구애에도 김 위원장이 회동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좀 낮아 보인다. 북·미 정상 회동이 성사될 경우 북측 실무 총책을 맡아야 할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벨라루스 순방에 나선다고 26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제안에 대한 북측의 공식 답변은 이날까지 나오지 않았다.

만에 하나 북·미 정상 회동이 성사되더라도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공식 인정하는 대신 미국을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폐기하는 식의 소위 '스몰 딜'로 끝나서는 결코 안 된다. 이럴 경우 북한은 이미 보유한 핵무기를 상당수 유지한 채 일부 핵시설과 핵물질만 동결하는 조건으로 대북제재 완화·해제, 주한미군 감축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로선 영원히 북핵을 이고 살아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지 않도록 끝까지 한·미 간 공조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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