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스님 “국제수계법회, 모든 이 위한 축제”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021010007011

글자크기

닫기

황의중 기자

승인 : 2025. 10. 21. 10:32

11월 8일 광화문광장서 대규모 법회 봉행
율맥 전승한 수진스님 모시고 영산재까지 진행
"참회 습관을 들이는 행위가 수계, 반복해야"
clip20251017164852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수계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상진스님. 태고종은 11월 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만 명이 참석하는 '제4회 태고종 영산재 및 국제수계대법회'를 봉행한다./제공=태고종
한국불교태고종이 오는 11월 8일 대규모 법석을 마련한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1만 명의 대중이 모인 가운데 '제4회 영산재 및 국제수계대법회'를 봉행하는 것.

해동율맥(海東律脈)을 전승한 수진스님이 계를 주는 전계대화상으로, 중앙종회의장 시각스님이 갈마아사리를, 호법원장 구산스님이 교수아사리로 참여하고, 중국·태국·미얀마·스리랑카·네팔·베트남·북미 등 7개국 스님들이 태고종 종정 운경스님 등과 함께 법회를 증명한다. 태고종 신도가 아니더라도 수계법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현장접수도 진행하며, 불자가 아닌 시민도 즐길 수 있도록 문화예술공연·불교문화 체험 부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아시아투데이는 최근 국제수계법회 준비로 바쁜 상진스님을 만나 이번 법회가 갖는 의미를 물었다. 스님은 40년간 염원했던 행사라며 "모든 이를 위한 축제"라고 국제수계법회를 정의했다. 아울러 한국불교가 갖는 문화유산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상진스님과의 일문일답이다.

-11월 8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법회가 갖는 의미는.

"다문화가정과 평택 미군기지 소속 군인들, 중국·태국·미얀마·스리랑카 이주민 등 세계 각국의 모든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 지난 40년 동안 이런 대규모 법회를 꿈꿔왔다. 태고종은 한국불교의 전통을 계승할 뿐만 아니라 국제 포교 활동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분이 해외특별교구장 종매스님이다. 종매스님은 유럽·미국에서 많은 사람들을 출가시켰다. 국내·외 모든 이가 바른 염원으로 한 데 모이는 행사다. 모든 이를 위한 축제이자 법석이다."

-계율하면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도 있다.

"수계를 참회라고 생각해라. 계율을 받으려면 잘못된 행동을 참회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리는 과거·현재·미래 삼세를 살아간다. 불교적 관점에서는 현재는 과거의 빚을 갚기 위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이치를 깨닫기보다는 억울하다는 생각부터 한다. 원망이 없어야 보시·지계·인욕이 나온다. 계를 받아야 노력하는 마음인 정진이 있고, 정진이 있어야 정신이 한데 모이는 선정(禪定)이 있다. 과거에 진 빚은 이번 생에 갚아야 한다. 그래야 빚진 게 없어서 다음 생이 편안해질 수 있다. 지난 생 빚을 안 갚으니 이번 생이 고통스러운 것이다."

-반복해서 계를 받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수계식 때 계를 지킨다고 말해놓고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반복해서 계를 받으면 다시 새기고 참회할 수 있다. 스님들이 과거·현재·미래가 인과로 연결됐다는 삼세인과법(三世因果法)을 계속 가르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반복적인 수계를 통해서 참회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그럼에도 참회할 줄 모른다면 정말로 금수(禽獸)만도 못한 중생이 아닐까."

-전계대화상 도월 수진스님은 어떤 분인가.

"수진스님은 태고종 율사(律師)로 1826년 조선 후기 낭오스님이 중흥시킨 해동율맥을 전승한 제11대 전승자이다. 또한 조계종과 태고종 종정을 역임한 대율사 묵담 성우스님(1896~1981)의 제자로 귀한 분이다. 1948년생인 수진스님도 세수가 적지 않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국제수계법회 자리를 마련했다."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영산재도 시연한다고 들었다.

"석가모니께서 인도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한 장면을 재현하는 영산재는 1973년 국가무형유산에 지정됐다. 이후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고, 매년 6월 6일이면 신촌 봉원사에서 영산재를 시연하고 있다. 영산재는 봉원사에서 보존하고 계승하고 있지만 태고종의 것이 아닌 한국불교의 영산재로 봐줬으면 한다. 한국불교가 보유한 문화유산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예다. 누가 사람은 물론 축생, 보이지 않는 중생을 제도하려고 하겠나. 영산재를 하려면 새벽부터 오후 늦게까지 정성을 다해야 한다. 재를 지내기 위해 하루 종일 지극한 자비심과 정성이 들이는 셈이다."

-영산재 외에도 눈여겨 볼 태고종 의례가 있다면.

"충북교구의 청주 무심천 수륙재가 있다. 무심천 수륙재는 조선시대 때부터 했는데 일제강점기 때 맥이 끊어졌다 최근 다시 복원했다. 생전예수재·수륙재는 대표적인 불교의례다. 생전예수재는 윤달을 맞이해서 살아있을 때 자기 진 업보를 갚는 의식이다. 조선 세조·고종기 때 성행했다. 수륙재는 돈이 있는 유력자들이 조상들을 위해 많이 했다. 또 공공 차원에서는 재해 예방을 기원하기 위해서도 했다."

-태고종은 고려·조선시대 가사(袈裟) 색깔 그대로인 붉은 가사를 걸쳐 입는 게 인상적이다.

"이 땅에 가사가 들어올 때 색깔은 붉은색이었다. 태고종 종조 태고 보우스님도 중국 석옥 청공스님에게 법을 받을 때도 홍가사을 받았다. 고려시대 때는 임금을 접할 때 승려들이 홍가사을 입었고 왕실에서도 홍가사을 많이 하사했다. 옛날 중국에서 빨간색은 황제 같은 귀한 신분이 입는 옷에 사용하는 색깔이었다. 제왕의 스승에 해당하는 신분이 국사(國師)였기에 예우 차원에서 홍가사을 수하게(걸쳐 입게) 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린다.

"저는 한국불교 1700년 역사 속의 장자(長子) 종단은 한국불교태고종이라고 생각한다. 장자 종단으로서 법을 알리는 자리로 수계법회를 준비했다. 또한 우리나라와 서울시의 융성을 기원하기 위해 영산재를 봉행한다. 부디 모든 국민이 바라는 것을 성취하고, 모든 가정이 두루 편안하고 행복하길 빈다."

clip20251017164914
태고종 영산재에 대해 설명하는 총무원장 상진스님./제공=태고종
clip20240907181624
2024 태고종 영산재 시련 의식. 태고종 총무원이 있는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이 바라보이는 송현공원을 지나고 있다./사진=황의중 기자
clip20240907181656
2024년 태고종 영산재를 위해 마련된 탱화와 재단 앞에서 시연된 나비춤./사진=황의중 기자
clip20240907181732
종로구 안국빌딩이 보이는 특설무대에서 진행된 2024년 태고종 영산재 천수바라 의식./사진=황의중 기자
황의중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