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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 30분 뒤, 루브르가 뚫렸다”…왕실 보석 9점 대담 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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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승인 : 2025. 10. 20. 13:38

사다리차로 갤러리 침입 7분 만 도주
프랑스 정부 “값을 매길 수 없는 유산”
아폴론 갤러리 외제니 황후 왕관의 2020년 모습. 루브르박물관. 연합/ 그래픽=박종규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괴한들이 왕실 보석을 훔쳐 달아나는 대담한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개장 시간과 겹친 범행으로 보안 공백 논란이 커지고 있다.

AFP·AP·BBC 등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오전 9시 30분쯤 4인조 괴한이 사다리차를 이용해 루브르 박물관 아폴론 갤러리에 침입해 왕실 보석 9점을 훔쳤다. 범인들은 침입 후 7분 만에 전동 스쿠터로 현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라시다 다티 프랑스 문화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박물관에서 강도 사건이 발생했다"고 썼으나, 수사 당국은 무력 사용 정황이 없어 사건을 '절도'로 규정했다. 로르 베퀴오 파리 검사장은 "도난품 9점 중 1점은 현장에서 가까운 곳에서 회수됐다"고 밝혔다.

회수된 보석은 나폴레옹 3세의 부인 외제니 황후의 왕관으로, 발견 당시 부서진 상태였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 왕관은 다이아몬드 1354개와 에메랄드 56개가 장식된 대표적 전시품이었다.

프랑스 문화부는 나머지 도난품 8점에 대해 "값을 매길 수 없는 문화유산"이라고 밝혔다. 도난품에는 나폴레옹 1세가 마리 루이즈 황후에게 선물한 목걸이, 외제니 황후의 브로치, 18세기 사파이어 목걸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폴론 갤러리는 루브르에서도 보안이 강화된 구역으로, '모나리자'가 전시된 구역과 불과 250m 떨어져 있다. 그러나 범인들이 사용한 사다리차가 방치돼 있었던 데다, 침입 직후 알람 대응이 지연된 정황도 포착되며 보안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로랑 누네즈 프랑스 내무장관은 "불과 몇 분 만에 벌어진 일"이라며 개장 직후 보안 공백이 범행을 가능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는 "국가적 수치"라며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사건 직후 루브르 박물관은 하루 동안 임시 폐쇄됐다. 이미 입장한 관람객들은 긴급 퇴장 조치됐고, 이를 알지 못한 관광객들이 계속 몰리면서 박물관 출입구 일대는 혼잡을 빚었다.

루브르는 연간 900만 명이 찾는 세계적 박물관으로, 1911년 '모나리자 도난 사건' 이후에도 여러 차례 절도 사건을 겪어왔다. 프랑스 경찰은 도주 경로를 기반으로 용의자 4명을 추적 중이며, 문화재 복원 가능성과 공모 여부를 함께 조사 중이다.

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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