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이스라엘, 가자시티 지상 공세 본격화…수십만 주민 고립 속 ‘인도적 재앙’ 경고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918010009920

글자크기

닫기

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9. 18. 09:15

구호 물자 차단에 "굶주림 가속화"
연일 계속되는 폭격…"잠도 못이뤄"
국제사회 "재앙적 상황" 잇단 우려
France Israel Palestinians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공화국 광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가자에서 숨진 아동들의 사진이 담긴 팻말을 들고 있다./AP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17일(현지시간) 가자시티에 대한 대규모 지상 공세를 본격화하면서 수십만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고립 위기에 놓였다. 유엔은 북부 지역의 식량 공급이 곧 끊길 것이라고 경고했고, 국제사회에서는 "재앙적 상황"이라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정오부터 48시간 동안 살라흐 앗딘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대피할 수 있는 '임시 통로'를 개방한다고 밝혔다. 이 도로는 전쟁 초기에도 대피 경로로 지정됐지만, 실제로는 공습에 노출돼 "안전하지 않았다"는 인권단체들의 비판이 계속 제기돼 왔다.

전날 이스라엘은 가자시티 주민들에게 남부의 '인도주의 구역'으로 이동할 것을 명령했다. 군 당국은 지금까지 35만 명이 탈출했다고 주장했으나 여전히 약 50만 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지난 12일 이후 북부 가자에 식량이 전혀 반입되지 못했다며, 이스라엘군이 지킴 국경 검문소를 폐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료와 식량은 며칠 내 고갈될 수 있으며, 남부에서 북부로 이어지는 구호 물자 전달도 도로 혼잡과 군사적 위험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이스라엘군 산하 조정기구(COGAT)는 16일 하루 동안 230대의 구호 차량이 남부 케렘샬롬과 북부 지킴을 통해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 가자시티까지 도달한 구호 차량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국경없는의사회, 세이브더칠드런, 옥스팜 등 20여 개 주요 국제 구호단체는 공동성명을 통해 "가자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인간으로서 용납할 수 없는 참상"이라며 즉각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성명은 "아이들이 연일 계속되는 폭격으로 불면에 시달린다"며 "어떤 아이들은 차라리 부모를 따라 죽고 싶다고 말한다"며 현장의 참혹함을 전했다.

아랍 국가들도 이스라엘의 지상 공세를 일제히 규탄했다.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을 규탄했다. 카타르는 "노골적인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유럽연합(EU)은 이스라엘 일부 장관에 대한 제재와 무역 특혜 중단을 제안하며 전쟁 중단을 촉구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가자에서 매일 벌어지고 있는 끔찍한 사건은 멈춰야 한다"며 "즉각적인 휴전과 인도주의적 지원 통로 확보, 그리고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석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돈 사르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은 이에 대해 "도덕적·정치적으로 왜곡된 조치"라며 반발했다.

가자 보건당국은 지난 24시간 동안 100명이 숨지고 40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수많은 이들이 잔해 속에 갇혀 있지만 구조대는 접근조차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도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