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19일 조합원 쟁의 찬반투표
모비스는 교섭 중단 후 부분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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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전체 조합원 4만2479명을 대상으로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해 찬반투표를 벌여 투표자 3만6208명 중 52.9%가 찬성해 가결됐다.
올해 합의안에는 월 기본급 10만원 인상, 성과급 450%+1580만원, 주식 30주 등이 담겼다. 통상임금에 명절 지원금, 여름휴가비 등을 넣는 방안도 포함됐고,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 양성, 차세대 파워트레인 핵심 부품생산 추진 등도 합의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6월 18일 상견례 이후 20차례 교섭 끝에 83일 만인 지난 9일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교섭 과정에서 부분파업이 있었지만 전면파업으로 번지지 않았고, 조합원 투표까지 통과되면서 올해 협상은 마무리됐다.
'큰 형님' 현대차의 임단협이 일단락되면서 현대차그룹 내 주요 회사들의 임단협 결과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가장 처음 타결을 이룬 현대위아까지 포함하면 임단협 타결 주요 회사는 2곳으로 늘었지만, 여전히 갈길은 멀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파업 기로에 서 있는 기아가 대표적 사례다. 앞서 5차 교섭 결렬을 선언한 기아 노조는 오는 19일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전 직원 성과급 지급, 통상임금 특별위로금 2000만 원 지급 등을 요구하며 현대차보다 높은 수준의 조건을 내걸고 있다.
현대차가 이미 타결을 이룬 상황에서 기아 노조가 쉽게 파업까지 이어가기 힘들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협상의 압박 강도를 높이기 위해 현대차처럼 부분파업을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현대차 노조의 찬성률이 52.9%로 과반을 겨우 넘긴 만큼 강경 투쟁 분위기가 확산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는 상황이다.
현대모비스 역시 임단협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노조는 지난 9일 사측과 교섭을 중단하고 부분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8차 단체교섭에서 결렬을 선언한 현대트랜시스 노조 역시 오는 17일 전조합원 쟁의행위 찬반 모바일 투표를 진행한다.
업계에선 관세 격차와 한국인 구금 사태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노조의 강경 투쟁이 득보다 실이 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날부터 일본산 자동차의 미국 수입 관세율이 한국산보다 10%포인트 낮아진 15%로 인하되면서, 현대차그룹의 하반기 경영 부담은 한층 가중될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세 충격 등을 고려하면 하반기에 그룹이 겪게 될 위기 상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노조가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강경 일변도로 나가는 것은 노조 스스로에도 결국 득 될 게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