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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방산 조선업 심장부를 두드리다”… 이재명 대통령, 한화오션 필리조선소 26일 방문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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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5. 08. 25. 14:28

- “Made in USA”로 관세 협상 돌파구 열어
- MASGA 핵심 거점 된 필리조선소
- 외교 메시지: “경제 동맹을 안보 동맹으로 확장”
0825 Philly Shipyard
한화필리조선소 (Hanwha Philly Shipyard) 전경, 사진=구글 캡쳐(25일)
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화필리조선소(Hanwha Philly Shipyard) 를 찾는다.
이번 일정은 한·미 정상회담 직후 이어지는 '산업 외교'의 상징적 행보다. 미국 내에서 한국 조선사가 직접 조선소를 인수·운영하는 첫 사례를 대통령이 직접 방문한다는 점에서, 산업적 의미와 외교적 메시지가 동시에 담겼다.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무엇보다 "Made in USA"로 관세 협상 돌파구 열어 미국 내 보호무역 기조와 관세 문제 그리고 미해군 함정 건조 증대라는 미군의 최우선사업을 둘러싼 협상 전략과 직결돼 있다.
한화오션은 한화시스템과 함께 지난해 약 1억 달러를 들여 필리조선소를 인수, 미국 동부의 대표적인 상선·군수선 조선소를 사실상 한국식으로 재건하기 시작했다.
K-해양 방산 분야의 업계 고위 전문가는 "이번 조선소 방문은 미국의 '마스가 (MASGA,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에 한국이 함께하겠다는 강력한 신호"라며 "한미 간 무역·산업 협력의 새로운 틀을 열어가는 계기"라고 25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설명했다.
그는 또한 사상 최초로 한국 기업이 직접 "메이드 인 USA" 조건을 충족해 미국 해군·해양경비대 발주에 참여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강력한 미해군을 재건하기 위해 추진해온 MASGA는 '미해군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다.
MASGA는 노후화된 미국 조선 산업을 현대화하고 군수·상업 선박 건조 능력을 복원하는 국가적 전략으로 미동부해안의 해군조선소 기지내에 위치한 필리조선소가 핵심 거점이다.
필라델피아 해군 조선소는 미국 최초의 해군 조선소(1801년 설립)로, 냉전기까지 항모와 군함을 건조·정비하던 핵심 기지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엔 5만 명 이상이 근무하며 항공모함, 순양함, 구축함 등 주요 군함 건조·정비의 요람으로 군수 생산의 심장 역할을 했다.
1990년 미·소간 냉전 종식후 1996년 공식 폐쇄되었고, 이후 민간 기업 중심의 상선·군수선 개조 및 정비 시설로 전환되었다.

그러나 숙련 인력 부족과 노후화된 설비 탓에 쉽지 않았다. 이 공백을 채운 것이 바로 한국 기업의 참여다.
필리조선소는 19세기부터 운영돼온 미국 전통 조선소지만, 최근까지 연간 1척 남짓 건조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한화오션은 최신 설비 도입과 인력 재교육을 통해 2035년까지 연간 10척 건조 체제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의 27일 한화필리 조선소 방문은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기업 프로젝트가 아니라 "한미 협력을 통해 '군수·산업 동맹의 플랫폼'으로 부활"하는 국가 간 전략 협력임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고 강은호 교수등 K-방산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한화오션은 7천만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도크 자동화, 친환경 설비 구축, 생산성 향상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를 통해 한화필리조선소는 단순 건조를 넘어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의 MRO(정비·개조·보수)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조선소 현지 관계자는 "한화가 들어온 뒤 조선소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수백 명의 추가 고용이 예상되면서 필라델피아 지역 경제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이대통령의 한화필리 조선소 방문에는 JD 밴스 미부통령이 동행하는 것으로 국내외 복수의 소식통을 통해 알려졌다.
미 정부 2인자가 한국 대통령과 함께 현지 조선소를 찾는 장면은 미국이 이번 협력을 단순 투자 이상, 동맹 차원의 전략 협력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교가에서는 "한미 동맹이 군사·안보를 넘어 산업·기술·일자리 창출까지 포괄하는 포괄적 동맹으로 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오션의 필리조선소 인수 행보는 HD현대·삼성중공업 등 국내 양대 조선소에도 해외 진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LNG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강점을 가진 한국 조선사들이 미국·유럽의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경남 거제 등 조선업 중심지에서는 "이번 대통령 방문이 국내 하도급·기자재 기업의 미국 진출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과제도 있다.
첫째, 미국 내 노조와의 관계 설정 문제. 필리조선소는 전통적으로 강력한 조선 노조의 영향권 아래 있다. 한국식 효율성과 미국식 고용 관행을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관건이다.
둘째, 미국 정부 발주 물량 확보 문제다.
MASGA 프로젝트의 속도가 예산과 정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한화오션의 장기 전략이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단순한 공장 시찰이 아니라 산업·외교·안보를 아우르는 전략 행보"로 평가한다.
강은호 교수 (전북대 방산연구소 소장, 전방사청장)는25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대통령이 미국 해군 함정을 제조하는 한화필리조선소를 찾아 'K-방산의 조선기술과 대규모의 신규투자가 미국의 해양 방산 산업을 살린다'는 메시지를 직접 던지는 장면 자체가 국제적으로 큰 상징성을 지닌다"며 "향후 K-조선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이재명 대통령의 조선소 방문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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