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 인터뷰 거들떠보지 않아…韓 연예인들도 비슷해
예전으로 복귀 어려워…저널리즘 본연의 순 기능 필요
|
이처럼 국내외 많은 인기 연예인들이 신작 홍보 혹은 근황을 알리기 위한 인터뷰 플랫폼으로 지상파 방송과 신문 같은 레거시 미디어 대신, 유튜브와 팟캐스트 등 뉴미디어를 선호하고 있는 현상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대세다. 또 이들이 평소 친하거나 안면이 있는 진행자와 함께 식사하며 내밀한 속내와 사생활을 털어놓는 내용의 콘텐츠를 연예부 기자들이 보고 자극적인 제목을 달아 기사를 뚝딱 뽑아내는 방식 역시 민망하지만 이젠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현실이 돼 버렸다.
지나치게 섬뜩하고 비관적인 전망일지 모르겠으나 이 같은 변화는 기존 연예 저널리스트들의 영역 축소, 더 나아가서는 소멸까지도 예고한다고 봐야 할 듯 싶다. 스트레이트성 뉴스 가공에 있어서는 인공지능(AI)의 수준이 '인간' 기자들을 이미 따라잡은 와중에, 인터뷰어 역할마저 연예인들의 동료·친구·연인·지인에게 내주게 된다면 향후 설 자리는 대폭 줄어들다 못해 아예 없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예인들의 바뀐 태도와 매체 환경의 변화를 탓하고 원망하기에 앞서, 왜 그들이 기성 언론을 멀리 하게 됐을까를 고민하는 게 우선이란 생각이 든다. 비판을 가장해 아픈 구석을 잔인하게 후벼파지는 않았는지, 검색 조회수를 높이려 상대가 잊고 싶어하는 상처를 기사 제목으로 반복해 언급하진 않았는지, 이미 답을 정해놓고 요식 행위처럼 질문을 던지진 않았는지 자문하게 된다.
물론 과오를 반성하고 달라진다 해도, 지금의 흐름을 예전처럼 되돌리기는 솔직히 불가능해 보인다. 그럼에도 저널리즘의 전통적인 순기능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싶다. 순진한 믿음일지 모르겠지만, 공정한 문제 의식과 따뜻한 공감을 바탕으로 대중이 정말로 궁금해 하는 걸 묻고 진심어린 대화를 나눈다면 무너진 신뢰를 약간이라도 되살릴 수 있지 않을까? 자기들끼리 듣고 싶은 말만 듣고,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요즘의 소통 방식에는 선뜻 동의하기 힘들어 던져보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