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송암 이회림 OCI 명예회장 설립
매년 젊은작가 선정해 창작 지원금
고미술 1만여 점 소장...국제교류도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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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암 이회림, 개성 출신 기업가의 문화사랑
송암문화재단 산하 OCI미술관의 뿌리는 고(故) 송암 이회림 OCI 명예회장의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에서 시작된다. 천년 고도 개성 출신인 그는 옛 문화유산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1989년 11월 25일, 이회림 명예회장은 자신의 사저를 개조해 20여 년간 수집한 고려청자, 조선백자, 고서화류 등 1000여 점을 일반에 공개하며 '송암미술관'의 문을 열었다.
당시만 해도 사립미술관이 드물었던 시절, 기업가가 사비를 털어 만든 미술관은 화제가 되었다. 특히 고려와 조선시대 도자기와 고서화에 집중한 컬렉션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3년 후인 1992년 10월 30일에는 인천에 새로운 송암미술관을 개관하며, 본격적인 미술관 운영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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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미술관의 가장 큰 특징은 신진작가 지원 시스템이다. 매년 6명의 젊은 작가를 엄선해 각각 1000만원의 창작 지원금을 수여할 뿐 아니라, 작품 창작을 위한 공간(레지던시)까지 제공한다. 현재까지 100여 명의 젊은 화가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전을 개최했고, 이들 중 상당수가 한국 현대미술계의 중요한 작가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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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미술관의 또 다른 자랑은 방대한 소장품이다. 현재 고미술 1만여 점을 소장하고 있는데, 그 중에는 국가가 인정한 문화유산도 포함돼 있다. 서울시 유형문화유산 제384호 '백자청화 운현명 만자문 병'은 19세기 고종과 흥선대원군이 머물던 운현궁에서 사용된 것으로, 조선 왕실의 생활과 미적 취향을 보여주는 귀중한 유물이다.
회화 작품도 눈길을 끈다. 조선 말 초상화의 대가 석지 채용신이 그렸다고 전해지는 '팔도 미인도' 8폭 병풍은 당시 한성, 진주, 화성, 장성, 청주, 정평, 평양, 강릉 등 전국 각지의 이름난 미인들을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은 2022년 영국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박물관의 '한류' 특별전에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출품돼 세계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현대미술 소장품도 주목할 만하다. 수화 김환기가 뉴욕 체류 시절인 1968년에 제작한 추상화와 월전 장우성의 3m가 넘는 대작 '장미도'(1967)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월전 장우성은 송암 이회림 명예회장과 '장춘회'라는 70세 이상 사회 원로들의 친목 모임을 가졌는데, '장춘'이 장미꽃의 다른 이름이라는 점에서 미술관 입구의 장미 조각과의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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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미술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연구 기관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북한 유화 1500여 점을 소장하며 57명의 월북 화가들에 대한 체계적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올해 초 '털보 윤상과 뮤-즈의 추억' 전시를 통해 잊힌 컬렉터 윤상을 조명하며 20세기 한국 예술계의 교류상을 입체적으로 보여줬다.
김영기 부관장이 기획한 2023년 'ㅎㅎㅎ' 전시는 원로부터 신진까지 세대를 아우른 기획으로 주목받았고, 콜롬비아에서의 '찐사실주의' 전시 등 국제교류도 활발하다. 모기업인 OCI그룹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과 연계한 전시 기획과 포항, 광양, 군산 등 지방순회전시를 통한 지역사회 기여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오는 10월 23일부터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학과 교수인 김지원 작가의 30여 년 작품 세계를 총망라하는 기획전시가 열린다. '맨드라미' 작품으로 잘 알려진 김지원 작가의 다양한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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